[기자수첩]오버랩되는 `日방사능 누출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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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5-06-02 오후 5:30:33

    수정 2015-06-02 오후 5:30:33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망자가 나왔다. 사망자 수는 아시아에서 가장 많고 환자 발생 수도 발병지인 중동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레이트(UAE)에 이어 총 25명으로 전세계에서 세 번째다.

메르스 접촉 의심자 682명까지 포함하면 앞으로 환자는 더욱 늘어난단다. 메르스 환자가 국내에서 확인된지 불과 3주만에 일어난 일이다. 그동안 보건 당국은 대체 뭘 했을까.

보건당국은 지난달 20일 처음 메르스 환자를 확인했다. 그러나 확인 과정에서 미숙한 대처가 드러났다. 첫 번째 메르스 환자는 검사 결과를 받기까지 4개의 병원을 옮겨다녔다. 중동을 방문한 이력이 있는 메르스 감염 의심 환자를 닷새 넘게 방치했다.

결국 추가로 16명이나 메르스에 감염됐고 3차 감염자까지 발생했다. 허술한 방역망을 뚫고 해외 출장까지 떠난 메르스 감염 의심자까지 벌써 두 명이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보건당국은 피해 상황을 축소하는데만 급급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3차 감염자가 발생했음에도 “의료기관 내 감염”이라며 “지역사회 전파는 아니다”라며 애써 메르스의 전파력을 축소하고 있다. 보건당국이 메르스 피해 상황을 축소하는 동안 정부는 메르스 피해 상황을 과장하는 ‘메르스 괴담’ 유포자를 적극 처벌하겠다고 나섰다. 정작 메르스 사태를 악화일로로 몰고 간 주인공이 국민들의 입을 틀어막고 있는 상황이다.

메르스 사태를 보고 있노라니 어쩐지 2011년 3월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방사능 누출사고 당시 일본 정부의 대응 방식을 쏙 빼닮았다.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피해 규모를 축소하기 위해 사고 직후 미국의 기술적 제안을 거부했다. 결국 우려했던 ‘멜트다운’(핵연료봉이 녹아내리는 현상)이 일어났고 금세기 최악의 방사능 누출사고로 후쿠시마는 유령도시가 돼버렸다.

도쿄전력이 우왕좌왕하는 동안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관련한 괴담을 엄정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또 방사선 위험을 목소리 높여 경고한 학자들은 대책본부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등 피해를 은폐하는데 급급했다.

일본의 안일한 후쿠시마 대처를 지적했던 우리나라가 이번에는 부실한 메르스 대처 때문에 중국과 홍콩에 ‘메르스를 수출한다’며 주변국의 눈초리를 사고 있다.

현재까지 치료약도 없고 치사율도 높은 메르스 사태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대규모 재해로 번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3차 감염자까지 나온 마당에 메르세 사태를 하루 빨리 수습하려면 실수를 인정하고 발빠르게 대처에 나서는 정부의 강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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