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서 햄버거 먹던 여성의 아버지, 이제 찾지 말아주세요"

  • 등록 2021-03-02 오후 2:11:12

    수정 2021-03-02 오후 2:11:12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승무원과 다른 승객의 제지에도 KTX에서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어기고 햄버거를 먹는 여성 승객의 영상을 올린 누리꾼이 “이제 그분의 아버지를 찾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지난달 28일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KTX 햄버거 진상녀’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후 2일 현재 해당 게시물은 ‘KTX 햄버거 진상녀---그 이후 글 (아버지 안 찾으셔도 돼요)’라는 제목으로 수정되어 있다.

글쓴이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보배드림을 통해 어떤 분이 쪽지를 주셨고 그 여자분이 누군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하고 카카오톡 아이디까지 알아내서 고심 끝에 오늘 오전에 문자를 보냈다”라고 밝혔다.

그는 “결론은 그냥 일반적인 가정의 아가씨로 추정된다. 아버지가 누구인지 이제 궁금하지 않을 정도로 정체가 확인됐다”며 “그리고 처음부터 저는 이런 비상식적인 일에 분노했던 거지. 그분을 상대로 뭐 어찌해볼 생각은 아니었다. 사과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썼다.

이어 “저보다 15살 어린 아가씨고 어제 뉴스 방송 후 일이 커졌기 때문에 본인도 겁을 먹고 있더라”라며 “오늘 안에 진심이 담긴 사과를 요청했다.(그날 저에 대해 발언한 모욕적인 발언 등등) 그렇지 않을 경우 모욕죄로 고소장을 제출한다고 했다”고 했다.

지난달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에 올라온 ‘KTX 무개념 햄버거 진상녀’란 제목의 영상 캡처 화면
글쓴이는 “다행히 그날 행동에 대해 반성을 하고 있다고 재차 죄송하다고 하더라. 본인으로 인해 피해를 받았던 열차 내 다른 분들께도 죄송하고 그날 행동은 본인의 신경과민상태에서 빚어진 일이라고 덧붙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로 이슈가 되었으면 본인도 이제 조심할 거고, 저는 이 정도면 되었다고 생각한다”며 “그저 이번 일을 계기로 인격을 조금 더 갖추고 겸손하게 살기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저는 그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국에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사는 사람들이 바보 취급받지 않고 공공질서를 지키지 않거나 사람의 존엄성을 무시하고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언제든지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다는 걸 이번 일을 통해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글쓴이는 현장 영상과 함께 “지나가던 승무원이 여기서 드시면 안 된다고 마스크를 올리라고 했더니 들은 척도 안 했다”며 “승무원도 어이가 없어서 그냥 가시더라. 그러더니 옆에 앉아 있던 여자분이 힘들었는지 일어나서 나가셨다. 좀 지나서는 이 여자가 아예 마스크를 벗고 햄버거를 먹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글쓴이가 글과 함께 올린 영상에는 한 여성 승객이 마스크를 벗고 햄버거와 콜라를 먹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어 글쓴이가 해당 승객에게 ‘죄송하지만 드실 거면 나가서 통로에서 드시라’고 했더니 “내가 여기서 먹든 말든 네가 무슨 상관이냐”며 “너 우리 아빠가 도대체 누군 줄 알고 그러냐. 너 같은 거 가만 안 둔다”며 작성자의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이에 글쓴이가 재차 질서를 지키라고 말하자 해당 승객은 “없는 것들이 화가 가득 차서 있는 사람한테 화풀이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 승객은 자신의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큰 소리로 통화하며 “아빠 난데 내가 빵 좀 먹었다고 어떤 XXX이 나한테 뭐라 그래” 등의 발언을 했다. 통화 내용은 작성자가 올린 영상에도 담겼다.

영상에서 이 승객은 승무원이 안내 방송을 통해 음식물 섭취를 제지하고, 객실 내 통화를 자제할 것을 안내했지만 계속해서 열차 내 통화를 이어갔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여성 승객의 아버지 찾기에 혈안이 됐다.

글쓴이는 “저 분(해당 승객)은 동대구역에서 승차하신 건 맞지만 대구 분이 아니다. 서울이나 경기도권 살겠죠. 사투리도 안 쓰고 서울역에서 하차해서 당연히 대구 분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디 사는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서”라며 “지역 관련 댓글이 달리는 게 원치 않아서 썼다”면서 과도한 신상 털기에 불편한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열차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등 방역수칙을 위반하면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방역수칙을 지켜달라는 승무원의 지시를 거부하면 강제 하차 등의 조처가 내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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