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원인됐던 가창오리, 일본에서도 골칫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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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멸종위기종이었으나 최근 급증
무리지어 나는 탓에 "가장 위험한 조류"로 분류
일본 버드스트라이크 건수도 늘어나고 있어
日공항 AI기반 영상분석 시스템도 도입
  • 등록 2025-08-18 오후 3:36:46

    수정 2025-08-18 오후 3:36:46

2024년 12월 29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소방등국이 사고 현장에서 수습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지난해 12월 179명의 사망자를 낸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의 일차적 원인이 됐던 가창오리가 최근 일본에서도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항공편 수요가 증가하면서 항공기와 조류가 충돌하는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올해 봄, 버드스트라이크 방지 지침인 ‘조류 충돌 방지 계획 가이드라인’에 기존 문제 조류 24종(솔개, 제비갈매기, 까마귀 등)에 가창오리(トモエガモ)를 새롭게 추가하고, 전국 공항에 경계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가창오리는 무리를 지어 이동하기 때문에 다수 개체가 동시에 충돌할 위험이 있어 “가장 위험한 조류 중 하나”로 평가되며, 전국 107개 공항과 헬리포트에 주의가 요청됐다.

일본 내 버드 스트라이크 발생 건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최근 10년간 연평균 약 1500건 수준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2024년에는 총 1647건으로,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1년 이후 다섯 번째로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시마네현 이즈모공항 상공에서는 눈으로 인해 시야가 제한된 상황에서 여객기가 조류 무리와 충돌해 기체가 손상되고, 하네다공항으로 돌아가는 항공편이 결항됐다. 조종사에 따르면, 충돌 직전까지 조류 무리를 인지하지 못했으며, 10마리 이상의 새와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에 연루된 조류는 최근 이즈모공항 인근 시지노코에서 무리를 이루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는 가창오리였다. 가창오리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어 있으나, 일본 환경성의 조사에 따르면 2024년 1월 기준 국내 개체 수는 약 14만 7313마리로 2015년(7458마리)보다 20배 가까이 급증했다.

가창오리는 러시아에서 번식 후 겨울을 나기 위해 남하하는 철새다. 히구치 히로요시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는 개체 수 급증의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를 지목하며 “시베리아 지역의 해빙이 빨라져 번식에 유리한 조건이 형성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버드 스트라이크 사고 가능성이 커지면서 각 공항은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이즈모 공항은 버드 스트라이크 대응책으로 불꽃과 공항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공항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공항 부지 외 시지노코 인근에서도 순찰을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야간에도 조류 무리를 포착할 수 있도록 야간 투시경을 도입해 조류를 발견하면 관제탑을 통해 조종사에게 전달하는 운용을 검토 중이다.

주부국제공항 역시 AI 기반 영상 분석 시스템을 도입해 활주로 주변의 감시 카메라 4대를 통해 조류를 자동 감지하고, 해당 정보를 직원에게 실시간 전달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히구치 교수는 “일본에서는 아직 버드스트라이크로 인한 대형 사고가 없었던 탓에 대응이 미흡한 편”이라며 “조류의 행동 양식은 종과 지역, 날씨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공항별 생태 조사와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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