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결혼에 반대하는 한국 독신 여성들 사이에서 ‘비혼식’이 시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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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여성 강모(30)씨는 최근 서울의 한 사진 스튜디오에서 웨딩드레스를 입고 기념 촬영을 했다. 그의 옆에는 신랑이 아닌 반려견이 앉아 있었다.
강씨는 “드레스를 입는 것이 어릴 적 꿈이었다. 하지만 나는 누구의 아내도, 누구의 엄마도 되지 않기로 했다”며 “스스로를 위해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발머리에 회색 정장을 입고 하객들 앞에서 “저는 평생 제 자신을 사랑하겠다고 맹세합니다”라고 선언했다. 그는 결혼식의 축하 분위기는 원했지만, 결혼 자체는 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11월 기준 한국의 30대 중 51%가 미혼이다. 이는 2000년과 비교하면 약 4배 증가한 수치로, 특히 서울에선 60% 이상이 미혼이다.
결혼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부담이다. 한국에서는 결혼과 동시에 신혼집을 마련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많은 신혼부부가 빚과 함께 결혼 생활을 시작한다. SCMP는 “한국의 평균 결혼식 비용은 약 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짚었다.
SCMP는 일부 기업들이 결혼한 직원들에게만 지급하던 결혼 축의금 대신 ‘비혼 수당’을 신설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다만 SCMP는 “한국이 현재의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사회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동시에 “출산을 하지 않는 여성들에게 그 책임을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목소리도 함께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