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먹자골목에서 길거리 하수구를 들여다보던 시민들이 탄성을 내질렀다. 고등학생과 성인남녀 10여 명은 장갑을 낀 채 기다란 집게와 비닐 봉투를 손에 쥐고 있었다. 하지만 하수구의 역한 냄새에 인상을 찌푸리는 것도 잠시였다. 이들은 주저 없이 하수구 뚜껑을 열고 수북이 쌓인 담배꽁초를 꺼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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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로 가득 찬 빗물받이를 청소하기 위해 시민들이 나섰다. 최근 극한 호우에 이은 침수 피해의 주범으로 ‘꽉 막힌 빗물받이’가 지목되고 있는데 이를 먼저 막겠다는 의미에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모인 이들은 길거리 하수구를 비우겠다는 목표 하나로 이날 신림 일대를 샅샅이 누볐다.
주말 오전 서울지하철 2호선 신림역 2번 출구 앞에서 인스타그램 ‘청소하는남자’ 계정 주인 브릭(36, 가명)씨가 주최한 5번째 침수 대비 프로젝트가 열렸다. 직장인 브릭씨는 지난 5월부터 강남, 안양, 신도림, 구로디지털단지 등 침수 피해가 잦은 지역에서 이 행사를 열었다. 초창기 20여 명 정도가 신청하던 행사에 이날은 역대 최대 규모인 70여 명의 ‘동료’가 참여했다. 2번째 참여라는 고등학생 윤영지(18) 양은 “쓰레기 주우러 간다고 하니 엄마가 좋은 일 하고 오라고 말해줬다”며 챙겨온 집게를 들어 보였다. 평택에서 온 최은총(31)씨는 “쓰레기로 침수까지 되니 심각하게 생각했었다”며 “해야 하니까 하러 왔다”고 했다.
식당들이 많은 번화가 앞 하수구 주변에는 특히 담배꽁초가 많았다. 전날 장맛비가 내린 탓에 축축해져 줍기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브릭씨는 “이 정도면 되게 적은 편”이라며 “대통령이 말해서 구청에서 청소를 한 건지 빗물에 쓸려나간 건지는 모르겠지만 보통 하수구 한 개에 꽁초가 200~300개 정도 꽉 차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담배꽁초가 아닌 일반 쓰레기도 쉽게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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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시간 30분여의 쓰레기 줍기를 마친 이들은 다시 신림역 2번 출구 앞에 모였다. 이들이 주운 작은 쓰레기들이 모여 75ℓ 종량제봉투 10개가 가득 찼다. 앞서 쓰레기가 가장 많았던 강남역 일대에서도 100ℓ 봉투가 7개 나왔다고 했다. 친구들과 함께 쓰레기를 주운 대학생 박지혜(24)씨는 “침수대비인 만큼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쓰레기를 주웠는데 줍는 건 한계가 있으니 버리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빗물받이 속 쓰레기 거름망이 도움됐다는 이도 있었다. 직장인 장서연(32)씨는 “거름망이 있으면 담배꽁초만 걸러져 청소하기에도 낫다”며 “사실 담배만 버리지 않아도 깨끗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순서로 한 데 모인 이들은 ‘시대가 어느 땐데 쓰레기를 바닥에 버리냐!’는 구호를 힘차게 외쳤다. 가득 찬 쓰레기봉투를 지정 수거 장소에 버리면서 프로젝트는 끝났다. 이날 행사는 신림 지역을 포함해 같은 시각 인천, 울산, 광주, 강원 해변 등에서 총 150여 명이 참여했다. 주최자 브릭씨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 SNS로 영상을 보는 팔로워들까지 16만명 만큼은 쓰레기를 10번 버릴 걸 5번 버리지 않겠느냐”며 “길에 쓰레기를 버리는 걸 불편하게 느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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