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공기청정기가 진화하고 있다. 공기청정 기능을 넘어 제습, 환기, 살균 등 새로운 기술을 결합한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면서다. 공기청정기 시장 성장이 정체되자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기술 혁신에 힘을 주는 모양새다.
 | 코웨이 노블 제습공기청정기. (사진=코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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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021240)는 최근 ‘코웨이 노블 제습공기청정기’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제습·청정 기능을 하나에 담아 공기 관리 효율성 및 공간 활용도를 대폭 강화한 프리미엄 제품이다. 하루 최대 21ℓ의 제습량을 갖췄으며 제습 후 자동으로 청정 바람을 내보내 내부를 건조한다. 매일 2회 팬 전체에 대한 자외선 살균을 실시해 오염과 세균 번식도 최소화했다.
경동나비엔(009450)은 연내 환기청정과 제습 기능을 결합한 ‘제습환기청정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경동나비엔이 지난 2019년 처음 출시한 환기청정기는 천장에 설치된 환기 통로에 설치하는 환기 장치로 기존 공기청정기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기청정기는 별도의 자연환기를 수반해야 하는 반면 환기청정기는 창문을 열지 않고도 내부 공기를 정화하는 동시에 외부의 공기를 깨끗하게 걸러 실내로 공급한다. 단 한 대로 집안 전체의 공기를 통합 관리할 수 있어 비용 부담이나 공간 차지가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환기청정기는 천장 내부에 설치된 덕트(공기 통로)를 활용해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
세스코는 지난 2월 국내 최초의 공기살균청정기 ‘판테온’을 출시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판테온은 공기청정엔진과 공기살균엔진을 동시에 탑재한 신개념 공기청정기다. 공기를 직접 흡입한 뒤 살균엔진으로 바이러스의 유전자 자체를 파괴하는 방식이라 일반 공기청정기와 달리 바이러스·세균 살균이 가능하다.
해충 방제로 잘 알려진 세스코는 판테온을 통해 가전 사업을 키운다는 각오다. 판테온 25평형(약 82.6㎡) 기준 판매 가격은 190만원, 렌털 비용은 월 5만 400원으로 경쟁사 제품 대비 106%가량 높지만 신개념 공기청정기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좋다는 설명이다. 실제 판테온은 세스코의 공기청정기 전작 대비 판매 직후 한 달간 판매율이 10배 높게 나타났다.
업계가 기능 다변화에 나선 건 시장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몇 년째 정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GfK코리아에 따르면 2019년 1조원 규모이던 공기청정기 시장 규모는 2020년 7000억 규모로 30%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 당시 공기청정기가 바이러스 확산의 주범이라는 오해가 확산하고 공장 가동률 감소로 대기질이 개선되면서 공기청정기 시장은 더욱 좁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는 신제품을 통해 시장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정용 공기청정기 보급률은 70%를 넘어섰지만 신제품의 성능이 개선된 만큼 교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두 개 이상의 기능을 하나에 담은 ‘투인원’(2 in 1)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