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부동산 정책을 두고 설전을 벌이면서 차기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조 위원장은 오 시장의 부동산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지난 13일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장이 아닌 ‘강남시장’을 자처하고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서울시가 추진하는 강남벨트 중심의 규제 완화와 재건출 활성화 정책 등은 오히려 집값을 부추길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오 시장은 조 위원장을 향해 “주택 시장 원리도 모르고 훈수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 문재인 정부와 전임 시장 시절, 해제되고 취소된 재건축·재개발 사업으로 서울에 공급되지 못한 주택이 330여개 지역 28만호라는 사실은 알고 계시냐”고 되물었다.
이에 조 위원장은 즉각 “마이 찔리나”고 맞받았다. 그는 “역대로 서울 상급지에서 재건축·재개발이 활성화되면 새 아파트의 가격은 급등하고, 대부분 주변 지역으로 번지는 부작용이 발생했다”면서 “게다가 오 시장의 말처럼 대치동과 같은 좋은 주거환경에 물량을 최대한 공급한다고 해도, 그곳에 서민이나 청년은 진입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 |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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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위원장의 공세에 야권의 반격도 이어졌다.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서초구 방배동 재건축 아파트를 가진 분이 민간 주도 재건축을 비판하는 모습이 낯설다”면서 “진짜 강남 불패를 막고 싶다면 강남에 자리 깔고 앉아 뜬구름 잡는 훈수만 두지 말고 강북의 구불구불한 골목길에서 대안을 내놓기 바란다”고 쓴소리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조국 가족도 사시는 강남3구 집 값을 역대급으로 올려준 건 문재인-박원순 커플인데 웬 봉창이냐”고 비꼬았다.
일각에서는 조 위원장의 이 같은 공세가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존재감 키우기’ 전략이란 해석도 나온다. 조 위원장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자녀 입시 의혹과 관련해 사과의 뜻을 밝히며, 그동안 자신의 정치 행보에 부담으로 작용했던 논란을 직접 언급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분석하고 있다. 공정성 문제에 민감한 2030세대의 부정적 여론은 조 위원장이 넘어야 할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와 뉴스토마토는 지난 13~14일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총 1001명을 대상으로 ‘지방선거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조 위원장은 오 시장과의 양자대결에서 41.7%를 나타냈다. 오 시장은 43.2%로 두 인물 간 지지율 격차는 1.7%포인트로 오차범위 내였다. 또 범진보 진영의 차기 서울시장 후보를 묻는 질문에는 박주민 의원(12.8%)에 이어 조 위원장이 12.6%로 근소한 차이의 2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