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간 기능을 평가할 때는 Child-Pugh 점수(빌리루빈, 알부민, 혈액응고 수치 등으로 간경변 중증도 지표), ALBI(알부민-빌리루빈 두 가지만으로 계산하는 간편 지표), MELD(말기 간질환 환자의 간이식 우선순위 평가지표), FIB-4(나이와 혈액검사 수치로 간섬유화 정도를 추정하는 지표) 같은 전통적인 도구가 널리 쓰였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혈액검사 수치 위주로 간 기능만 들여다볼 뿐, 종양의 크기나 혈관 침범 여부 같은 암 자체의 특성은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이번에 개발된 인공지능 기반 도구는 간 기능 지표에 종양 관련 정보까지 함께 반영해, 기존 도구 대비 정맥류 출혈과 치료 후 간 기능 악화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타 기관 환자들로 구성된 독립 검증 코호트에서도 안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이 진행한 치료제별 선택에 따른 결과 분석 역시 의미 있는 통찰을 제공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저위험 환자군에서는 특정 면역항암 병용요법(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이 타 치료제 대비 우수한 생존 이점을 보였으나, 고위험 환자군에서는 도리어 정맥류 출혈 위험 증가로 생존상의 이점이 뚜렷하지 않았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저위험군에는 해당 면역항암 병용요법을 우선하고, 고위험군에는 출혈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치료제를 우선 고려하도록 설계한 맞춤형 치료 시뮬레이션을 시행했다. 그 결과 비적용군 대비 간 기능 악화 위험은 24%, 정맥류 출혈 위험은 40%, 전체 사망 위험은 26% 감소하는 예측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소화기내과 한지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종양의 특성과 간 기능, 문맥고혈압 위험을 하나의 인공지능 안에서 종합 평가함으로써 환자별로 안전하고 합리적인 치료 경로를 제시할 수 있는 객관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전향적 연구와 다양한 데이터 실증을 통해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환자가 치료를 안전하게 지속할 수 있도록 활용 가능한 맞춤형 정밀의료 도구로 발전시키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원하는 글로벌의사과학자 양성사업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는 디지털 헬스케어 및 의료 인공지능 분야의 국제학술지 ‘npj Digital Medicine’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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