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쿼터제를 적용받고 있지만 관세 부과 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어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판단이다. 특히 중국의 저가 밀어내기 수출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 시장 질서를 교란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트럼프 대통령(사진=이데일리 DB) |
|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이 열리는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로 이동하는 비행기 안에서 취재진에게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철강에 대해 25% 관세가 부과될 것”며 “알루미늄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도 무역확장법 232조를 바탕으로 철강 제품에 25%, 알루미늄에 10%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이후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등 주요 교역국에는 무관세 수출 할당량을 허용했다. 우리나라 역시 현재까지 연간 263만톤(t)에 한해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업계에선 해당 쿼터제가 전면 폐지될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미국 수출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전체 철강 수출액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3% 수준에 달한다.
쿼터제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해도 수입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하고 수입산 시장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국내 철강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국 및 동남아국가 등 인접국에 대한 중국산 제품들의 밀어내기 수출이 더욱더 심화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조성대 국제무역통상연구원 통상연구실장은 “한쪽이 막히면 풍선효과처럼 반드시 다른 쪽이 부풀어 오를 수밖에 없다”며 “미국의 수출 관세에 따른 국내 철강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국내에 유입되는 중국산 철강 물량 역시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