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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거래대금은 지난 3월 말 공매도 거래 전면 재개 후 10거래일 가량은 크게 늘면서 7000억원~1조 5000억원대에서 움직이기도 했으나 이후 4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는 4000~5000억원대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6월 들어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코스피가 빠르게 3000선을 돌파하는 동안 매도 포지션 역시 함께 늘어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단기적으로는 차익 실현 수요, 중기적으로는 과열 경계 심리의 반영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바이오 기업인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22.4%), 보험업종 대형주인 삼성생명(22.3%), 식품 업종의 오리온(21.6%), 철강주 포스코스틸리온(20.9%) 등 다양한 업종에서 공매도 상위 종목이 등장했다. 특정 섹터에 한정되지 않고 전방위적인 매도세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삼성생명은 배당 확대 기대감과 지배구조 개편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으나, 상승폭이 과도하다는 시각도 있어 숏 포지션이 붙었다는 분석이다. 삼성생명의 이달 주가 상승률은 24%에 달한다. 오리온과 포스코스틸리온 역시 각각 내수 방어주와 중소형 철강주로서 단기 급등한 바 있다. 오리온의 경우 지난달 초 연초 이후 20%대 강세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매도 급증 현상을 과열 국면에 대한 경고 신호로 해석한다. 실적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반영하고 있는 종목일수록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공매도 표적이 되기 쉽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 이후 공매도 잔고가 높게 유지된 종목은 기존 숏포지션 투자자들이 공매도 재개 이후 추가 하락을 예상하며 포지션을 청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반면 공매도 재개 후 2분기 실적도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주요 종목은 오히려 숏포지션이 감소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모든 공매도가 부정적 신호인 것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시장이 정상화됐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공매도가 제한된 비정상적 시장이었다면, 현재는 상승·하락 양 방향에 베팅이 가능한 구조가 갖춰졌다”며 “그만큼 고점에 대한 경계심도 자연스럽게 반영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