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등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해외 주식과 채권에 투자한 잔액이 지난해 연말 처음으로 5000억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말 대비 증가폭도 870억달러를 넘어서며 관련 통계를 낸 이후 가장 컸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기술주 중심으로 미국 증시가 급등한데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급증이 겹치면서다.
 | | 뉴욕증권거래소. (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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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주요 기관투자가의 외화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의 해외 증권(주식·채권) 투자 잔액은 시가 기준 5078억 3000만달러(약 751조 5000억원)를 기록했다. 1년 전에 비해 872억 4000만달러(약 129조 1000억원), 20.7%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해외 증권 투자가 미국 주식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난데다, AI 투자 확대로 관련 주식을 중심으로 미국 주식시장이 랠리를 보이면서 평가액도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 및 AI 산업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주요국 주가가 상승했다”며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지속으로 미 국채 금리가 하락(가격 상승)하면서 외국 주식과 채권 모두 평가이익이 발생하고 순투자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기관투자가의 해외증권투자 잔액은 금리 인상기인 2022년에 10%가량 감소했다가 2023년엔 1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작년에도 3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연말 잔액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 | (자료= 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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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기준으로 해외증권투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주식이 2925억 3000만달러로, 전년대비 660억 4000만달러(29.2%) 늘면서 해외 증권 투자액 증가를 이끌었다.
해외 채권 투자액은 1828억 9000만달러로 189억 8000만달러(11.6%) 증가했고, 거주자가 외국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채권인 ‘코리안 페이퍼(Korean paper)’는 324억 1000만달러로 22억 2000만달러(7.3%) 늘었다.
투자 주체별로 보면 자산운용사의 해외 증권 투자 잔액이 3582억 4000만달러로 70%를 차지하면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1년새 681억달러(23.5%) 증가했다. 사상 최대폭 증가다. 보험사는 750억달러로 93억 3000만달러(12.8%) 늘었고, 외국환은행은 520억 2000만달러로 59억 1000만달러(10.5%) 불어났다. 증권사는 225억7000만달러로 38억달러(20.3%)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