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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주 회장은 이날 ‘2025년 생명보험협회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금융당국과 협의해 해약환급금 준비금 제도를 개선했는데 금리인하 추세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제도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며 금융당국과 준비금 제도를 재협의하겠다고 했다. 해약환급금 준비금 제도는 시가 평가한 보험부채가 해약환급금보다 작으면 차액을 준비금으로 쌓아 실질적 보험부채를 보수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제도다. 지난해 10월 금융당국은 킥스 비율 등 자본건전성 조건을 충족하는 보험사에 한해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비율을 현행 80% 수준으로 조정키로 했다. 종전 회계기준을 적용했던 때와 비슷한 배당 가능이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 것인데 김 회장은 추가적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한 것이다.
김 회장은 최근 신계약 체결로 보험사들의 준비금 적립규모가 과도하게 늘고 있어 제도개선 필요성이 있다고 짚었다. 김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이 적립규모가 어느 정도 될 것인지 분석해보고 그를 바탕으로 어느 수준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하는지 금융당국에 건의해볼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보험사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재논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회장은 “지금 13개사가 준비금을 적립하고 있는 수준으로 모든 보험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며 “(주주환원을 높이는) 밸류업 정책, 배당과 관련된 일이기도 해서 배당여력이 감소한 부분을 좀 회복시켜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초고령사회 생명보험 역할 강화를 위해 ‘나와 가족을 위한 보험금청구권 신탁’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김 회장은 “가입건수가 많은 질병·상해보험금까지 신탁대상을 확장하고 청구권신탁과 치매·후견신탁 등을 연계하겠다”며 “변화된 가구 구성을 고려해 형제자매 등 법정상속인과 공익단체까지 수익자범위를 확대하고, 청구권 신탁에 대해 일정 범위 내 약관대출 범위를 설정할 수 있도록 규제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하나의 신탁계약으로 금전·채권과 부동산 등의 재산을 종합해 수탁하는 종합재산신탁 규제를 개선해 생보사들이 연금지급·장기자산운용 등 자산관리부터 위탁자 헬스케어 서비스, 유언대용신탁 등을 통한 사망보험금 지급·상조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금융권 최대 화두 중 하나인 인공지능(AI)과 관련해서는 AI거버넌스와 플랫폼 구축을 지원키로 했다. 김 회장은 “보험권 생성형AI 활용 지원을 위한 보험권 특화 데이터를 구축하고 생보사의 AI 역량 제고를 위해 세미나 개최, 우수사례 공유 등 네트워킹을 지원하겠다”며 “AI 도입 시 법적 책임성 준수를 위한 체계적인 AI 거버넌스 수립 과정에서 업계를 지원하고, 디지털금융보안법 제정 시 업계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정책당국에 건의할 계획이다”고 했다.
생보협회는 이날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한 생보사의 안정적 경영 지원, 소비자 친화적인 제도개선을 통한 소비자 신뢰 제고, 초고령사회 생명보험 역할 강화와 신성장 동력 발굴의 3대 핵심목표와 이에 따른 9개 중점과제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