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래 먹거리인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 강화를 위해 손을 잡았다. 각 그룹 계열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LG이노텍이 첫 협업에 나선 것이다. ‘로봇의 눈’을 공동 개발한다는 것인데, 이번을 계기로 협업 전선을 더 넓힐지 주목된다.
 | 정의선(왼쪽)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 그룹 회장. (사진=각 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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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011070)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로봇용 부품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두 회사가 협력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두 회사는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비전 센싱 시스템’을 공동으로 개발한다. 이는 3D 센싱 모듈 등 다양한 센싱 부품을 하나의 모듈에 집약한 제품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이를 통해 시야 확보가 어려운 야간 혹은 악천후에도 주변 환경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두 회사는 이를 함께 개발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인 ‘아틀라스’ 차세대 모델에 장착할 예정이다.
이같은 협업은 두 그룹간 ‘윈윈’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휴머노이드는 인공지능(AI) 사업의 ‘끝판왕’으로 불릴 정도로 사업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와 함께 휴머노이드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제조 공장 혁신 등 기존과 전혀 다른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겠다는 목적이 깔려 있다. LG그룹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LG이노텍은 문혁수 대표 부임 이후 스마트폰, 가전 위주의 부품 사업 포트폴리오를 로봇, 자율주행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번 협업은 이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두 그룹은 일찌감치 전장을 중심으로 협업해 왔다. LG전자(066570)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현대차 차량에 탑재한 게 대표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로봇을 중심으로 두 그룹의 협력 범위가 더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