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지하철이 늦게 와 택시를 타면 택시비를 보상해주고 반려견과 산책 시 타인을 물었다면 손해배상을 해주는 등 최근 이색 보험이 눈길을 끌고 있다. 보험업계가 소액단기보험(미니보험)으로 가성비를 중시하는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최근 수도권 지하철이 30분 이상 지연되면 택시·버스 등 대체 교통비를 3만원(월 1회)까지 보장해주는 ‘수도권 지하철 지연 보험’을 업계 최초로 출시했다. 보험료 1400원을 한 번만 내면 1년간 보장한다. 보험금을 청구하려면 티머니 이용 내역 조회에 동의하고 사고 발생 7일이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
 |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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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해보험은 펫보험 최초로 벌금형을 실손 보장하는 ‘개물림사고 벌금 보장’ 담보를 선보였다. 기존 보험은 배상 책임만 보장했지만 새로 선보인 담보는 형사 처벌에 다른 벌금까지 보장하는 게 특징이다. DB손보는 6개월 배타적 사용권도 획득했다.
보험업계는 미니보험으로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미니보험은 보장 수준과 기간을 대폭 축소해 저렴한 보험료를 강점으로 내세우는 상품이다. 여행자보험이 대표적이다. 롯데손해보험은 대규모 아이돌 콘서트나 팬덤 활동 중 발생할 수 있는 상해와 사기 피해 등을 보장하는 ‘덕밍아웃상해보험’을, 교보생명은 독서와 연관된 질병을 보장하는 ‘교보e독서안심보험’을 출시한 바 있다. NH농협생명은 통풍과 대상포진 진단 시 20만원 진단금을 각각 지급하는 ‘면역쏘옥NHe통풍대상포진보험’을 최근 내놓았다.
미니보험은 해외에서 이미 대세로 자리 잡았다. 일본에서는 지난 2011년 고독사에 따른 임대인의 피해를 보장하는 ‘고독사 보험’을 출시하며 미니보험 시장이 포문을 열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일본 내 미니보험사는 120개에 달한다. 미국의 슬라이스는 공유 숙박 서비스 에어비앤비 호스트를 대상으로 투숙객이 기물을 파손하거나 절도를 하는 등의 재산 손실을 보장해주고, 중국은 소화불량에 걸렸을 때 치료 비용을 보장하는 ‘대식가 보험’을 선보이기도 했다. 중국 중안보험은 고객의 품질불만이나 단순 변심에 따른 환불·교환 과정에서 부담하는 배송비용을 보장하는 ‘택배반송보험’으로 인기를 끌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미니보험은 초기 단계로 타깃층을 공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해외에서는 이미 보편화한 시장으로 앞으로 다양한 미니보험을 계속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