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한화(000880)그룹이 국내 대표 급식·식자재 유통 기업인 아워홈 인수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최종 성공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인수 지분이 100%가 아닌 58%에 불과한 데다, 구지은 전 아워홈 부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남아 있어 경영권 확보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호텔·리조트 부문 계열사인 한화호텔앤리조트는 오는 11일 이사회를 열고 아워홈 지분 인수를 위한 주주간 계약(SPA) 체결 여부를 논의한다. 현재 한화 측이 인수하려는 지분은 아워홈 오너 일가 중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구명진 씨가 보유한 58%다.
한화그룹은 이 지분을 매입하면 최대주주가 되지만, 구지은 전 부회장이 여전히 38.56%를 보유하고 있어 100% 경영권을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구 전 부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경우 매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 전 부회장은 한화 측이 동반 매각 기한을 제시하며 협상을 시도했음에도 응답하지 않으며 매각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오히려 재무적 투자자(FI) 유치를 통해 맞대응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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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아워홈 인수는 한화호텔앤리조트가 주도하게 됐다. 하지만 이 경우 한화그룹의 유동성 확보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화호텔앤리조트의 자체 자금만으로는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아워홈 기업 가치를 감당하기 어렵고, IMM크레딧앤솔루션(ICS)이 2500억~3000억원을 투입한다 해도 자금 상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재무적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또한 시장에서는 아워홈의 기업가치가 1조5000억원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실제 성장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이 금액이 과대평가됐다는 의견이 나온다. 아워홈이 영위하는 단체 급식·식자재 유통 사업은 경쟁이 치열한 데다, 매출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 특히 단체 급식업의 특성상 파견직 직원 비중이 상당히 높아 인건비 부담이 크고,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인수 지분이 58%에 그치는 만큼, 구 전 부회장이 반발할 경우 경영권 행사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금 조달 문제까지 겹쳐 한화그룹이 예상보다 더 큰 리스크를 감수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며 “한화그룹이 기대하는 시너지를 실현할 수 있을 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