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리스트 배제시 반도체·디스플레이 추가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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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퍼·이온주입기도 수출규제품목 대상 포함…세계 IT 업계 ‘흔들’
홍남기 부총리 “첨단소재, 통신 등 광범위한 업종 피해 우려”
공작기계·탄소섬유 조달 차질…수소차 등 미래산업에 악영향
  • 등록 2019-07-30 오후 5:44:25

    수정 2019-07-30 오후 5:44:25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하는 결정이 유력해지면서 국내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4일부터 포토리지스트, 에칭가스 등 일부 소재의 수출규제로 위기에 빠진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전자업종외에도 공작기계, 자동차 업종 등으로 피해가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은 이르면 내달 2일 국무회의를 열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회의에 상정하는 날짜는 미정이지만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것은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불과 세 가지 소재(포토리지스트, 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만의 수출규제만으로도 국내 경제에 큰 충격을 줬다”며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할 경우 소재·부품·장비 조달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지정한 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전략물자 1120개 가운데 비민감품목 857개도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경우 적기에 소재, 부품 등을 조달하지 못해 제품 생산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국내 주력 수출산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의 추가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반도체의 쌀이라고 불리는 웨이퍼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제조 핵심장비인 이온주입기도 수출규제 품목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의 피해는 국내에만 그치지 않고 완제품을 생산하는 애플, 소니 등 세계 IT(정보기술) 업계에도 연쇄적인 파장이 우려된다.

아울러 공작기계와 탄소섬유, 2차전지 등도 일본 정부가 꺼낼 다음 카드로 꼽고 있다. 이 경우 국내 화학산업과 자동차 업계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을 통해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면 첨단소재·전자·통신 등 광범위한 업종에서 우리 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공작기계의 경우 자동차나 선박에 필요한 부품을 생산할 때 사용하는 정밀 장비다. 독일 등에서 장비를 대체 수입할 수 있지만 가격이 일본산보다 비싸 대부분 중견·중소기업인 부품업체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미래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수소경제의 핵심인 수소차도 화이트리스트 제외시 생산차질이 우려된다. 수소차의 핵심인 수소탱크를 제조하는 데 사용하는 소재가 탄소섬유다. 탄소섬유의 경우 일본의 도레이가 세계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는 등 일본 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60% 가량으로 일본의 영향력이 강하다.

이외에도 화학원료와 측정·정밀 장비, 광학기기 등을 활용하는 업종의 피해도 우려된다.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일본이 수출 제재 품목을 확대하면 부품, 소재 등 핵심부품의 대일 의존도가 높은 다른 산업으로 피해가 확산되며 파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소재 및 장비의 경우 수입선 다변화 등으로 화이트리스트 배제조치에 대응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예측이 불가능한 경영환경이 지속된다는 것이 경영전반에 미치는 심리적인 불안감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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