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가스값 치솟자…일시적 가격 상한제 도입 검토

유럽 가스 가격 격차 미국 대비 3~4배 수준
EU, 청정 산업 정책 중 가스 가격 상한제 논의
유럽 내 산업계 반발 "시장 신뢰 훼손 우려"
  • 등록 2025-02-12 오후 4:35:16

    수정 2025-02-12 오후 4:36:49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유럽연합(EU)이 최근 미국과의 천연가스 가격 격차가 심화됨에 따라 일시적인 가스 가격 상한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2024년 10월 11일 인도 푸네의 제조 시설에서 블루 에너지의 트럭에 극저온 LNG 탱크가 장착 돼 있다.(사진=로이터)
최근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한파와 재생에너지 생산 저조로 인해 고공행진 중이다. 유럽 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한때 3월 인도분 천연가스 가격이 MWh(메가와트시)당 58유로를 넘어섰다. 이는 2023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찍었으며, 이후 소폭 하락해 현재 55유로대에서 거래 중이다.

현재 유럽의 가스 가격은 미국 대비 3~4배 높은 수준으로 유럽 기업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달 발표 예정인 ‘청정 산업 정책’ 문서 내에서 가격 상한제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 3명이 FT에 밝혔다. 이번 정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 조치와 EU의 친환경 전환 정책에 직면한 유럽 중공업계를 지원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그러나 가스 가격 상한제 도입 논의는 초반부터 유럽 내 산업계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유럽 에너지 거래소 협회 및 금융시장 로비 단체인 AFME를 포함한 11개 단체는 이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에 서한을 보내 “이 조치는 유럽 에너지 시장의 안정성과 대륙 전반의 공급 안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이들은 가스 가격 상한제가 유럽의 대표적인 가스 거래 허브인 TTF 선물거래소의 신뢰를 훼손하고 글로벌 가스 시장이 EU 밖 제한이 없는(자유롭게 가격이 형성되는) 다른 시장으로 거래처를 옮길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EU 내부에서 거래되는 가스 가격이 국제 시장에서 대표성을 잃고, 유럽 외부 시장이 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EU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스 공급 축소로 인한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비슷한 가격 상한제를 제안한 바 있으나 당시 시장 가격이 1MWh당 180유로 기준선을 넘지 않아 시행되지 않았다.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작년 EU 집행위가 글로벌 에너지 가격과 EU 가스 가격이 괴리를 보일 경우 이를 조정할 수 있는 ‘유동적 가격 상한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EU 관계자는 “드라기의 제안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EU 관계자들은 이번 정책이 유럽 국가들이 겨울철 대비 가스 비축 과정에서 거래자들이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방지하는 방안도 포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회원국들은 가격 상한제 도입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한 EU 외교관은 “일부 회원국들이 상한제 도입에 소극적일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독일과 네덜란드가 이전의 상한제 도입에도 반대 입장을 보였다고 언급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가스 가격 상한제가 유럽의 에너지 공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라시아 그룹의 수석 고문인 아문드 빅 전 노르웨이 에너지부 차관은 “유럽은 산업과 난방을 위해 충분한 에너지를 확보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도매 시장 가격을 제한하는 것이 근본적인 에너지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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