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고 문 덜 닫아 14만원 손해”…배상 요구에 SNS로 저격한 엄마

무인매장 냉동고 덜 닫은 아이
90분 동안 30만 원어치 피해
아이 엄마 “7만원 이상 배상 어려워”
SNS에 저격하듯 올려…변호사의 판단은?
  • 등록 2024-09-12 오후 6:40:50

    수정 2024-09-12 오후 6:40:50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한 무인매장에서 아이가 얼음컵을 꺼낸 뒤 냉동고 문을 닫았으나 반동으로 열리면서 냉동고 안의 식품이 모두 녹아 점주가 금전적인 피해를 본 사연이 전해졌다. 점주와 배상 금액으로 의견 차이를 보인 아이 엄마는 SNS에 공개 저격을 했다.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점주 A씨는 11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을 통해 남자 아이가 냉동고 문을 덜 닫아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A씨가 공개한 CCTV에는 아이가 컵을 구매하기 위해 냉동고 문을 열었다가 세게 닫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나 냉동고 문이 반동으로 튕기며 제대로 닫히지 않았고, 문이 열린 채 1시간 30분가량 방치돼 안에 있던 얼음 컵과 냉동식품 등 약 30만 원어치가 거의 녹았다.

A씨는 결제 당시 적립한 번호를 통해 아이에게 연락했고 아이 엄마 B씨와 연락이 닿았다. 일전에도 다른 아이가 냉동고 문을 덜 닫아 부모의 사과만 받고 넘어간 적이 있어 이번에도 사과만 받을 생각으로 아이 엄마에 CCTV 영상을 보낸 뒤 상황을 설명했다고.

B씨는 “죄송하다. 다만 아이가 장난친 것도 아닌데 잘 닫히지 않은 상황이 난감하다. 보험사 일상생활 책임배상을 신청했고 연락 오는 대로 말씀드리겠다”며 “아이들이 많이 이용하니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후 B씨가 피해 금액을 묻자 A씨는 판매 불가능한 제품만 추려 금액 총 14만 200원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B씨는 “파는 금액으로 청구하는 건 곤란하다. 관리 책임 없이 아이 과실 100%로 청구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도의적 책임으로 7만 원 이상은 힘들 것 같다. 그 이상 배상을 원하면 법적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는 답을 했다.

A씨가 금액을 낮춰 10만 원의 변상금을 제안했으나 B씨는 이를 거절했다.

그런데 사건 며칠 후 A씨는 단골 학생으로부터 “SNS에 사장님 가게가 올라왔는데 안 좋은 얘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확인해보니 인플루언서였던 B씨가 이번 사건을 자신의 SNS에 공개 저격하듯 올린 것이었다.

B씨는 매장명과 대화 내용 등을 올렸고 게시물 댓글에는 “똑바로 봐라 사장 X아” “애를 도둑 만드는 인간들” 등 비난 댓글이 달렸다. 해당 게시물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퍼져 관심을 끌었다.

이에 대해 B씨는 매체에 “아이들이 많이 가는 매장이니까 ‘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알고 계시면 좋을 것 같다’는 취지로 올린 것”이라며 “사장님을 비난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전에도 냉동고가 잘 안 닫히는 문제가 있었는데 그 문제는 빼놓고 아이 잘못과 금액 이야기만 했다”며 “사장님이 영상을 지워 달라 했으면 충분히 들어줄 의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 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해당 사연에 대해 박지훈 변호사는 “일단 아이의 행동에 대해 부모가 법정대리인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 문제는 얼마를 배상을 해줘야 하는가”라며 “아이의 잘못으로 큰 손해가 발생한 건 맞지만, 관리하는 입장에서도 유심히 매장을 살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업주의 과실을 고려해서 배상액 조율을 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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