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기업 가치가 최대 1550억달러(약 225조 2600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7명의 스타트업 창립자와 AI 전문가 인터뷰를 토대로 딥시크의 기업 가치를 이처럼 평가했다. 중국 퀀트 헤지펀드 하이플라이어(幻方量化)를 대학 친구 2명과 함께 설립한 량원펑은 2023년 하이플라이어의 AI 사업부를 분사해 본인 지분율 84%로 딥시크를 설립, AI 모델을 만들어 냈다.
 |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창업자 량원펑(사진=중국 관영방송 CCTV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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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통신사 스윗프리 텔레콤의 창업자인 차나키야 람데브는 딥시크의 기업 가치를 오픈AI(3000억 달러) 절반 수준인 1450억달러(약 210조 7100억원)에서 1550억달러 사이로 봤다. 딥시크의 기업 가치가 중간값인 1500억달러(약 217조 9800억원)로 인정받는다면 량원펑의 지분 가치는 1260억 달러(약 183조 1000억원)에 달해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기술 거물’ 반열에 오른다. AI 칩 선두주자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1140억달러)를 뛰어넘는다.
가상자산 스타트업인 파스텔 네트워크의 설립자 겸 CEO인 제프리 엠마누엘은 딥시크의 기업 가치를 미스트랄AI와 앤트로픽 사이 수준인 250억 달러(약 36조 3300억원)에서 300억달러(약 43조 6000억원)로 제시했다. 딥시크의 새 AI 모델은 ‘저비용 고성능’에도 개인정보 보안을 이유로 한국을 비롯해 호주 등 다수 국가 정부 기관과 다수 기업이 딥시크 접근을 금지했다. 그는 “중국 내에선 딥시크가 현지 빅테크 업체들의 관심을 끌 가능성이 크다”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처럼 딥시크에 전략적인 투자를 하는 기업들이 나올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그는 “이 회사는 량원펑의 (플라이어하이) 수익으로 자금을 내부적으로 조달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설득력 있는 답변을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매출과 영업 이익은 고사하고 어떻게 자본화됐는지에 대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벤처캐피탈 회사 글래스윙 벤처스의 설립자 겸 매니징 파트너인 루디나 세세리는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이 회사는 현재 몇 백만 달러의 매출만으로도 회사 가치를 최소 수십억 달러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봤다. 동종업계 스타트업인 앤트로픽와 프랑스 미스트랄 AI의 기업 가치는 각각 600억달러(약 87조 1900억원), 60억달러(약 8조 7100억원)로 평가 받는다.
AI 스타트업에 대한 기업 가치 평가는 유동적이라고 블룸버그는 부연했다. 예컨대 이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투자 컨소시엄은 오픈AI에 974억달러(약 141조원) 규모의 인수를 제안했는데, 이는 현재 기업 가치 3000억 달러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소셜미디어(SNS) 엑스(X, 구 트위터)를 통해 “고맙지만 사양하겠다”면서 “당신이 원한다면 우리가 트위터를 97억4000만달러(약 14조1000억원)에 살 것”“이라고 대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