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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내달 16~20일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제3회 중국 국제공급망박람회(China International Supply Chain Expo)에 공식 참가하기로 했다. 엔비디아가 이 행사를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행사에는 엔비디아 외에도 미국과 유럽 등 100여개 서방 기업을 포함해 65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이 참가할 예정이다. 미국 기업 수는 지난해보다 15%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비(非)중국계 미 기업은 35%로 전년보다 3%포인트 확대했다.
엔비디아의 참가 소식은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 칩 등 첨단 반도체의 대중 수출을 잇따라 제한하는 가운데 전해진 것이어서 이목을 끌고 있다. 미국은 지난 4월 엔비디아의 H20 칩 수출을 추가 통제했고, 그 결과 엔비디아는 약 150억달러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
아울러 미국은 최근 엔비디아 칩의 대중 수출뿐 아니라, 화웨이 등 중국산 AI 칩의 글로벌 사용까지 금지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맞서 ‘반외국제재법’을 발동, 미국의 제재 이행에 동참하는 개인·기업을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엔비디아는 미국 수출 규제를 준수하는 중국 전용 신형 AI 칩 ‘B30’을 7월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번 박람회에서 중국 유니트리로보틱스 등 로봇·AI 기업들이 대거 참여해 디지털 기술, 첨단 제조, 스마트 차량 등 100여개 신제품이 공개될 예정인 만큼, 엔비디아 역시 B30을 박람회에서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
투자은행 제퍼리스 등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국제공급망박람회가 B30를 처음 공개하는 유력한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외신들은 “엔비디아가 B30을 통해 중국 AI 칩 시장 점유율 방어와 미국 수출 규제 우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고 짚었다.
한편 이번 행사에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방문할 것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미국의 압박을 고려했을 때 현재로선 엔비디아 중국 법인장 또는 현지 임원단이 대표로 참석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관측이다. 다만 황 CEO의 참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