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도 못 먹어요”SKT 대리점, ‘유심 교체’ 이틀째도 업무 폭증

SKT 유심 교체 수요 지속...대리점 업무 마비 수준
유심 물량 부족 당분간 고객방문 및 문의 이어질 듯
영업마비 및 이탈 고객 증가..대리점 실적 악화 전망
“고객 신뢰회복 집중...안정화되면 지원 논의”
  • 등록 2025-04-29 오후 4:02:52

    수정 2025-04-30 오전 8:45:10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29일 정오, 서울 성동구 SK텔레콤 왕십리점.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이나 유심 교체를 문의하기 위해 고객들이 대리점 바깥까지 길게 줄을 서 있었다. 대리점 내부에서도 직원들은 모두 상담에 매달리느라 쉴 틈 없이 분주했다.

29일 SKT PS&M 직영 왕십리점에 고객들이 줄을 서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SK텔레콤이 최근 발생한 유심(USIM) 해킹 사고에 대응해 지난 28일부터 무상 유심 교체를 시작한 가운데 이튿날 현장도 고객 방문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대리점 관계자는 “방문해주신 고객들에게 유심보호서비스 가입과 유심 교체 예약 등을 현장에서 해드리고 있다”며 “고객 수가 너무 많아 당분간 점심시간도 없이 연속 상담을 해야 할 정도”라고 호소했다.

현장에는 디지털 취약계층인 고령층 고객이 주로 방문하면서 평균 상담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 이날 왕십리점 대기 줄에 있던 60대 여성은 “SK텔레콤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하려고 왔다”며 “괜히 핸드폰을 잘못 만져서 문제가 생길까 봐 방문했다”고 말했다.

현재 SK텔레콤은 전국적으로 유심 교체를 예약제로 진행하고 있다. 다만 자체 보유 유심 물량이 100만개로 절대적으로 부족해 근본적인 대응이 늦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상담은 계속 이어지고, 현장 직원들의 피로도는 극심해지는 상황이다.

특히 기존 신규 가입, 번호이동 등 영업 업무가 사실상 중단하면서 대리점 실적 악화와 직원들의 업무 과중 문제가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SK텔레콤 대리점은 전국 2600여개가 있으며 자회사인 PS&M이 운영하는 직영점 350개와 사업자가 운영하는 일반 대리점 2250여개로 구성돼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T매니저들은 대부분 기본급이 낮고 인센티브에 의존하는 형태로 급여를 받는다. 하지만 이번 유심 사고로 신규 가입, 기기변경 등의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해지면서 인센티브를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민원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유심 수급 자체가 해결되지 않으면 문제는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며 “대리점 입장에서는 단순한 업무 과중을 넘어 가입자 이탈이 더 큰 위기”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지난 28일에만 약 3만 명의 고객이 경쟁사로 번호이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번호이동 규모가 단기간에 급증하면서 대리점들은 실적 악화에 대한 부담까지 이중으로 짊어지게 됐다.

SK텔레콤은 다음 달 초 1차 유심 물량을 공급하고, 5월 10일 이후 추가 물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 예약을 한 고객들이 실제로 유심을 교체하는 것은 5월 말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 지연이 계속되면서 현장 혼란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을지로에 위치한 한 SK텔레콤 직영점 T매니저는 “현재 유심 예약자 수가 5000명을 넘어섰다”며 “예약해도 실제로 수령하려면 10일 이상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선 유심보호서비스를 가입해놓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9일 SKT 대리점 정문에 ‘유심 전량소진’이라고 안내가 돼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SK텔레콤은 유심 재고 문제 해결을 위해서 유심 소프트웨어를 변경하는 방식(가칭 ‘유심포맷’)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이 개발되면 유심교체를 하지 않고도 교체에 준하는 효과를 낼 수 있어, 고객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리점 업계에서는 SK텔레콤 본사가 대리점 직원들의 과중한 업무에 대해 별도의 보상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SKT대리점 관계자는 “고객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직원이 1~2명뿐인 영세 대리점은 사실상 판매고 뭐고 유심 관련 업무에만 전념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가 일단락 되면 지점에서 고생한 직원들에 대한 보상 논의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오늘부터 본사 직원들도 일부 나가서 대리점을 지원하고 있고, 고객 피해 최소화를 위해 집중하고 있다”며 “어느정도 안정화 시기가 되면(대리점 지원)그 부분에 대해서도 검토가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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