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리점 관계자는 “방문해주신 고객들에게 유심보호서비스 가입과 유심 교체 예약 등을 현장에서 해드리고 있다”며 “고객 수가 너무 많아 당분간 점심시간도 없이 연속 상담을 해야 할 정도”라고 호소했다.
현장에는 디지털 취약계층인 고령층 고객이 주로 방문하면서 평균 상담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 이날 왕십리점 대기 줄에 있던 60대 여성은 “SK텔레콤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하려고 왔다”며 “괜히 핸드폰을 잘못 만져서 문제가 생길까 봐 방문했다”고 말했다.
현재 SK텔레콤은 전국적으로 유심 교체를 예약제로 진행하고 있다. 다만 자체 보유 유심 물량이 100만개로 절대적으로 부족해 근본적인 대응이 늦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상담은 계속 이어지고, 현장 직원들의 피로도는 극심해지는 상황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민원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유심 수급 자체가 해결되지 않으면 문제는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며 “대리점 입장에서는 단순한 업무 과중을 넘어 가입자 이탈이 더 큰 위기”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지난 28일에만 약 3만 명의 고객이 경쟁사로 번호이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번호이동 규모가 단기간에 급증하면서 대리점들은 실적 악화에 대한 부담까지 이중으로 짊어지게 됐다.
SK텔레콤은 다음 달 초 1차 유심 물량을 공급하고, 5월 10일 이후 추가 물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 예약을 한 고객들이 실제로 유심을 교체하는 것은 5월 말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 지연이 계속되면서 현장 혼란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
대리점 업계에서는 SK텔레콤 본사가 대리점 직원들의 과중한 업무에 대해 별도의 보상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SKT대리점 관계자는 “고객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직원이 1~2명뿐인 영세 대리점은 사실상 판매고 뭐고 유심 관련 업무에만 전념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가 일단락 되면 지점에서 고생한 직원들에 대한 보상 논의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오늘부터 본사 직원들도 일부 나가서 대리점을 지원하고 있고, 고객 피해 최소화를 위해 집중하고 있다”며 “어느정도 안정화 시기가 되면(대리점 지원)그 부분에 대해서도 검토가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