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發 유상증자 제동 가능성에…'오락가락' 고려아연 주가

[특징주]
전날보다 0.60% 오른 100만 4000원에 마감
유증 제동 가능성에 3일만에 상승했지만…투자자 불안 여전
  • 등록 2024-11-01 오후 3:49:16

    수정 2024-11-01 오후 3:49:16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고려아연(010130)의 주가를 둘러싸고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까지 고려아연의 유상증자를 들여다보겠다고 엄포를 놓으며 개인투자자들의 긴장감은 확대하고 있다.

엠피닥터에 따르면 1일 고려아연은 전 거래일보다 6000원(0.60%) 오른 100만 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황제주(주당 100만원 이상에서 거래됨)의 지위는 하루만에 다시 되찾은 셈이다.

다만 주가는 장 중 내내 방향을 잡지 못했다. 장 초반만 해도 4~5%대 급등세를 다던 주가는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고 오후들어 다시 방향을 바꿔 오름세를 보였다.

금융감독원이 유상증자에 제동을 걸며 무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는 가운데, 고려아연 전반을 둘러싼 우려감도 확대하며 투자자들이 혼란을 거듭한 탓이다.

고려아연은 최윤범 회장과 영풍-MBK 연합의 경영권 분쟁 탓에 지난 29일 154만 3000원을 기록할 정도로 급등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고려아연측의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발표로 급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30일 하한가를 기록한 주가는 전날에도 7%대 하락세 속 장을 마쳤다.

여기에 금감원이 유상증자를 문제 삼으며 개입하자 주가를 둘러싼 혼란이 확대했다. 앞서 금감원은 고려아연이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는지 불공정 거래 조사에 착수했다. 공개매수 신고서에 고의로 유상증자 예정 내용을 누락했다면 이를 부정거래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함용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회계 담당 부원장은 전날 오후 자본시장 현안관련 브리핑에서 “고려아연 이사회가 차입을 통해 자사주 취득해서 소각하겠다는 계획과 그 후에 유상증자로 상환할 것이라는 계획을 모두 알고 해당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했다면, 기존 공개 매수 신고서에는 중대한 사항 빠진 것이고, 부정거래 소지가 다분한 것으로 본다”면서 “위계를 사용하는 부정거래 등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해당 회사, 관련 증권사에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 대금 약 2조 800억원을 결제한 지 2영업일 만에 2조 5009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려아연 이사회는 자사주 취득과 소각을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3조 1000억원에 달하는 단기차입을 했는데 이 중 2조3000억원은 유상증자로 상환할 계획을 세웠다.

문제는 공개매수 신고서에 이 유상증자 계획을 누락한 점이다. 고의성이 발견되면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간주돼 과징금 부과는 물론이며 형사처벌도 받을 수 있다. 이에 고려아연과 유상증자 주선인이자 자사주 공개매수를 주선한 미래에셋증권까지 이번 유상증자가 공개매수 이후 ‘사후’에 세운 계획이라는 점을 소명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미 유상증자 신고서에는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가 진행 중이던 10월 14일부터 실사를 했다고 기재한 상태다.

당국이 유상증자 과정을 들여다보기로 하고 미래에셋증권의 현장조사도 실시한 만큼, 투자자들의 혼란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기관은 고려아연을 3거래일 연속 순매도한 가운데, 기관은 210억 2900만원을 사들였다.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고려아연, 두산 등 관련 현황 및 향후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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