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 vs "애국놀이 그만해"…갈라진 보수단체, 내홍 격화

전광훈 `광화문파`·손현보 `여의도파` 갈등
서부지법 사태 이후 갈등 격화
  • 등록 2025-02-05 오후 4:44:18

    수정 2025-02-05 오후 4:44:18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보수단체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헌법재판소 부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를 개최하는 주최 측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사이비’라고 폄훼한 세이브코리아를 비난했다. 그러면서 세이브코리아가 ‘애국운동놀이’를 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이 열린 4일 오후 서울 안국역 인근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는 5일 헌재 인근 안국역 5번 출구 앞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 연단에 올라 “부산 모 자유마을방에서 엄청나게 카카오톡으로 싸우고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주 대표는 카톡 단체대화방에서 자신의 사진을 악의적으로 공유했다며 “전 목사는 사이비고 니들은 추종자다고 하더라”고 분개했다. 이어 “세이비코리아가 선전·선동하는 방에서 싸웠다”고 강조했다.

주 대표는 지난 7년간 광화문 집회를 주도한 전 목사를 치켜세우면서 세이브코리아를 향해 “숟가락 쳐 얹겠다는 게 할 짓이냐. 고맙다고 인사해야지. 이게 사람이 할 도리가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온라인에서 자유마을을 한다는 대표들 방에서 전 목사를 펨훼하고 사이비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우리는 애국운동놀이하는 게 아니다. 목숨 바쳐서 피가 토하는 심정으로 나온다”고 거듭 언성을 높였다.

손현보 부산세계로교회 목사가 핵심 멤버로 참여하고 있는 세이브코리아는 ‘국가비상기도회’를 통해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이끌고 있다. 전한길 강사가 참여하는 집회기도 하다. 전 목사가 주도하는 집회는 광화문을 중심으로 열리고, 세이브코리아는 여의도를 거점으로 하는 탓에 각각 ‘광화문파’, ‘여의도파’로 불리고 있다. 양측의 갈등은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 이후 수면 위로 떠올랐다. 보수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 운영자인 신혜식 대표는 손 목사가 전 목사에게 보냈다는 욕설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해당 문자 메시지에는 ‘개XX 오늘 너는 끝이다 두고 보면 알겠지 너에게 두 번 속겠느냐’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한편,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면서 헌재를 압박했다. 26살 남성이라고 밝힌 참가자는 “마은혁(헌법재판관 후보자) 같은 사회주의에 물든 자를 임명하려고 발악하고, 문형배·이미선·정계선·정정미 이런 반국가세력들이 헌법 유린하고 있다”며 “경찰, 검찰, 언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모두 하나 돼서 윤 대통령 무너트리려고 발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0대 남학생은 “증거가 차고 넘치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은 구속도 안 시키면서 죄 없는 윤 대통령은 마음대로 구속했다”며 “이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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