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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서울 마포구에 있는 4억원대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2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하 모(38)씨는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 3년 거치 기간이 끝나 지난 4월부터 매달 원리금을 납부하고 있는데 대출 당시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탓에 미 금리 인상 소식이 여간 신경쓰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 씨는 “아내가 육아 휴직 중이어서 당분간 수입도 절반으로 줄어든데다 금리 인상으로 상환 부담이 늘어나면 생활이 더 빠듯해 질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폭증하는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여신 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내놨지만, 정작 소비자들의 관심은 미 금리 인상에 쏠려 있다. 소득심사 강화와 비거치식 분할상환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이번 방침이 신규 대출에 초점을 맞춘 데다, 집단대출 등 예외조항이 많아 정작 소비자들의 체감도는 낮기 때문이다. 시장 반응이 냉랭한 데에는 부동산 시장이 비수기인 계절적 요인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 시장 반응 무덤덤..미 금리 인상에 촉각
체감온도가 영하로 내려간 16일 서울 여의도 A은행 지점.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발표에도 은행 대출 창구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A은행 직원은 “아직 정부 대책 관련 가계부채 문제를 문의하는 고객은 없었다”며 “내년 2, 3월쯤 이사철이나 되면 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졌다고 실감하는 사람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 발표 후 영업점에 주택담보대출을 문의하는 움직임은 거의 포착되지 않고 있다는 게 시중은행들의 전언이다. B은행 관계자는 “고객들 문의가 별로 없었다”며 “이번에 발표된 내용 가운데 시장에 강한 영향력을 미칠 만한 규제책이 없어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간혹 있는 문의도 만기연장이나 내년 주택 구입시 잔금을 치르기 위한 대출 여부 등이라는 게 이 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수도권의 대단지 주거밀집지역뿐 아니라 부동산 경기가 들썩이는 세종시 분위기도 별반 다르지 않다. C은행 관계자는 “이미 충분히 예고된 상황에서 발표한 내용이라 지방 현장에서도 조용한 편”이라며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별반 분위기는 달라지지 않았는데 주택매매 성수기 등 계절적 이슈를 감안할 때 나중에 혼란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vs 주택경기, ‘차·포’ 뗀 ‘절충안 탓
시장 반응이 뜨뜻미지근 한 것은 정부의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이 가계부채와 주택경기 사이에서 만든 절충안 성격이 짙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실 정부는 상환능력을 철저히 평가해 대출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면서도 가장 쉽게 대출이 발생하고 있는 집단대출의 경우 명시적인 규제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김동환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계부채 증가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집단대출이 빠지는 바람에 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올 들어 9월까지 은행권의 집단대출은 104조 6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은행권 전체 주택담보대출(383조 3000억원)의 30% 수준에 육박한다. 특히 집단대출 중 하나인 중도금 대출의 경우 지난해 말에 비해 올 9월까지 9조 1000억원 늘어났다. 이는 안심전환대출을 제외한 올해 주택담보대출 순증액(18조 3000억원)의 절반(49.7%)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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