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이란 국영 프레스TV에 따르면 이란 의회는 미국 공습에 대한 보복 조치로 전날 호르무즈해협 봉쇄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하루 평균 2000만 배럴 이상의 원유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35%를 차지하며, 중동산 원유의 99%가 이곳을 거친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원유 수입량의 약 70%가 호르무즈 해협과 직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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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로 원유를 수입하는 정유업계는 물론, 석유화학업체들도 원재료 가격 상승 및 전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인한 제품 수요 둔화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수요 증가에 따른 유가 상승은 정제 마진 개선과 판매량 증가가 함께 이뤄지면서 정유업계에 호재로 작용하지만 지금처럼 유가만 급등하면 오히려 수요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선박 운항을 지연시키면서 해상 운임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이는 물류비 증가로 이어져 산업 전반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킨다. 최근 해상 운임은 미국발 관세 전쟁 여파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지수(SCFI)는 이달 초 2200선을 돌파했으며, 벌크선 운임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 역시 1975포인트(p)까지 상승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유가 상승은 전후방 산업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지금처럼 내수와 수출시장 이 모두 위축된 상황에서는 그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환율 변동성에 이어 공급망 리스크까지 더해져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