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총리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비상경제대책본부 간담회를 마친 뒤 “유가족의 슬픔과 분노를 아프도록 이해한다”며 “그러한 유가족 마음에 저의 아픈 생각이 다다를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것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것은 저의 수양부족”이라며 “그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리는 자신의 발언을 지적한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에 대해서도 “저에 대한 비판을 아프게 받아들인다”며 “좋은 충고를 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그는 또 “이미 진행되고 있는 유가족과 당국의 협의가 유가족의 뜻을 최대한 반영하면서 빨리 마무리 되기를 바란다”며 “이번 같은 불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하는데 저도 민주당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가족을 만나러 방문할 예정이냐’는 질문엔 “나중에 생각하겠다”고 답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이번 논란 관련 한 관계자에게 받은 문자 메시지를 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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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이천 물류창고 화재참사 합동분향소를 이 전 총리는 유가족 30여 명을 만나 “대책을 갖고 왔는가”라는 등의 질문을 받았다.
이에 이 전 총리는 “제가 지금 현직에 있지 않아 책임이 있는 위치에 있는 게 아니다”라며 “여러분의 말씀을 잘 전달하고 이른 시일 내에 협의가 마무리되도록 돕겠다”고 답했다.
또 “사람들 모아놓고 뭐 하는 거냐”는 물음에는 “제가 모은 게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답했다.
이어 “그럼 가시라”는 말에 “가겠습니다”라고 답한 이 전 총리는 조문을 마친지 10여 분 만에 면담을 끝내고 자리를 떴다.
이에 대해 장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머리만 있고 가슴은 없는 정치인의 전형, 이성만 있고 눈물은 없는 정치의 진수를 본다”라고 지적했다.
통합당은 이내 황규환 부대변인의 논평을 통해서도 “이낙연 당선자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 ‘오만한 민주당 버릇, 잡아놓겠다’고 국민 앞에 다짐했다. 자신도 오만해진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라고 비판했다.
민생당도 정우식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이낙연 당선자의 알맹이 없는 조문으로 유가족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준 것”이라며 “이 당선자가 유가족들에게 대응한 처사는 적절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 전 총리 측은 이러한 논란에 “유족들과 대치하거나 말다툼을 했다는 식은 상상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지금 현직이 아니라고 언급한 것은 책임 회피가 아닌 평소 해오던 겸손한 취지의 발언”이라며 “조용히 조문만 하고 오려던 것인데 (실무진) 실수로 방문 사실이 알려졌고 유족들이 기대했던 내용에 부응이 되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