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 위협했던 내분과 배신, 2기서도 수면 위로

'충성파' 모인 트럼프 행정부 내 갈등 격화
"고위 참모진 안 친하고, 사이 안 좋아"
관세정책 놓고 머스크 VS 나바로 갈등
국장방관 논란에…트럼프 "가짜뉴스" 방어
  • 등록 2025-04-23 오후 5:40:03

    수정 2025-04-23 오후 5:40:03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부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시절을 괴롭혔던 내분과 배신이 다시금 2기 행정부의 위협으로 돌아오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폴 애킨스의 취임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22일(현지시간) AP통신은 트럼프 행정부 내 참모들 간의 충성 경쟁 속에서 무역, 국가안보 등 문제를 둘러싼 균열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큰 혼란의 중심지는 국방부다. 피터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주요 참모들을 내보냈고, 예멘 공습 관련 민감한 정보를 기밀 채널 외부로 공유한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주 해임된 존 얼리엇 전 국방부 대변인은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기고한 글에서 “헤그세스를 해임해야 한다. 그는 ‘완전한 붕괴’를 주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헤그세스가 지금 자리에서 오래 버티기는 힘들어 보인다”며 “대통령은 더 나은 인사를 가질 자격이 있다. 장관 측근들 중에도 그가 해임된다면 속으로 박수를 칠 이들이 많을 것”이라고 썼다.

이에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 입성 전에 주말 진행을 했던 폭스뉴스 채널에 출연해 반격에 나섰다. 그는 “건물 밖으로 쫓겨난 이들이 이제는 대통령의 의제를 방해하고 있다”고 자신과 함께 일했던 이들을 비난하며 분노를 터뜨렸다.

AP는 “백악관 내 충돌은 아직 행정부의 핵심 서사로 부각되진 않았지만, 한동안 자제됐던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혼란스러운 조직 운영 방식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백악관 국가안보팀은 백악관 집무실을 방문한 극우 음모론자 로라 루머의 등장으로 흔들렸다. 루머는 인종차별적 공격을 일삼고, 9·11 테러가 내부 공작이었다고 주장했던 인물이다. 루머는 참모들의 충성심을 문제 삼아 공개 비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고위 관료들을 해임하며 그의 의혹 제기를 사실상 인정했다. 루머는 전날 공개된 독립 언론인 타라 팔메리와의 인터뷰에서 “백악관이 하나의 행복한 가족이라는 건 완전한 착각”이라며 “고위 참모들끼리도 서로 안 친하고, 부처 장관들끼리도 사이가 안 좋다”고 조롱했다.

피터 나바로(왼쪽) 대통령 무역·제조 수석고문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사진=AFP)


또 무역정책은 트럼프 행정부 내 갈등의 중심에 있다. 관세를 통한 글로벌 경제 재편을 밀어붙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 속에 참모들은 서로 엇갈린 메시지를 내고 인신공격까지 오가고 있다.

억만장자 기업가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고문 격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관세로 인해 테슬라 등 자신의 기업들에 부정적 영향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트럼프의 ‘관세 책사’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을 향해 “벽돌 자루보다 멍청하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반박에 나선 나바로 고문은 머스크 CEO가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려 한다”고 비판했고, 테슬라는 “해외에서 부품을 수입해 조립만 하는 자동차 조립업체”라고 폄하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행정부 내 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에 “남자들끼리 흔히 있는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으며, “행정부 목표 달성을 위해 열정적이고 협력적으로 일하는 팀워크 사례가 훨씬 더 많다”고 반박했다.

피터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법무부에서 열린 반기독교적 편견 근절 태스크포스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트럼프 행정부는 충성파들로 진용을 꾸렸고, 주류 언론의 부정적 보도에 대응해 인사를 교체하는 일은 꺼리고 있다. 이는 비판자들에게 승리를 안겨주지 않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헤그세스 장관이 가족과 개인 변호사까지 포함된 비공식 채팅방에서 예멘 공습을 논의했다는 보도까지 나와 논란이 더 커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가짜 뉴스”라며 “헥세스는 훌륭한 일 하고 있다”고 감쌌다. 레빗 대변인은 “국방부가 변화에 저항하며 장관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오히려 해임된 참모들을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통적인 정책 논의 절차보다 다양한 의견을 듣는 것을 즐기는 성향이다. 예측 불가능성을 협상의 수단으로 삼았고, 충성과 공격성에 능한 이들을 우대하며 경쟁적 분위기를 조성해 왔다.

그러나 AP는 “이러한 분열은 트럼프가 앞으로 연방 관료 조직, 국제 무역, 외교 정책 등에 대해 대대적 개편을 시도할수록 더 큰 혼란이 닥칠 수 있다는 위험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1기 시절 대통령 참모진의 뒷모습을 다룬 폭로 회고록을 집필한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은 일관된 철학도, 정책 전문성도 없다”며 “오직 트럼프에 대한 충성심만이 공통분모”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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