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전환사채 매각 손실 은폐' 웰바이오텍 검찰 고발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지난 29일 제19차 정례회의를 열고 웰바이오텍(010600)을 외부감사법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 고발 및 감사인 지정, 과징금 부과 조치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사진=금융위원회)

웰바이오텍은 자사가 발행한 전환사채를 특수관계자에게 시세보다 싸게 팔고 회계 장부에 그 사실을 숨긴 혐의를 받는다.

증선위에 따르면, 웰바이오텍은 기존에 발행한 사모전환사채를 채권자로부터 사들인 뒤 특수관계에 있는 A사 등에 시세보다 낮은 금액에 매각, 그로 인한 손실을 회계상에 반영하지 않았다.

웰바이오텍은 2019년부터 약 3년간 이같은 거래를 여러 차례 했으며 이로 인한 손실을 숨기고 당기순이익을 부풀렸다. 특수관계자가 싸게 사들인 전환사채는 대부분 같은 날 다시 매각된 뒤 주식으로 전환됐다.

증선위는 이들이 이 과정에서 최대 2배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발생한 손실은 회사 자기자본(2022년 말 연결 기준)의 47.7%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웰바이오텍은 전환사채를 취득한 A사가 특수관계자라는 사실도 회계 장부에서 숨겼다. 또한 실제로는 하지 않은 육가공사업 등으로 매출을 올린 것처럼 보이도록 회계 장부를 조작한 혐의도 받는다.

웰바이오텍은 설립 당시 영위하던 피혁사업을 중단한 뒤 안정적인 수익원이 사라지자 계속 매출을 올리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특수관계에 있는 B사의 사업과 관련해 역할을 하는 것처럼 거래구조를 꾸민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는 B사가 직접 고객으로부터 발주받아 협력사에 위탁하는 육가공 사업 구조에 개입해 자신들이 고객 발주를 받아 B사에 위탁하는 것처럼 조작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와 관련한 영업 및 가격 결정 등 업무를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며 원재료 및 제품도 웰바이오텍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웰바이오텍은 이 사실을 외부감사인에게 감추기 위해 재고자산 문서 등을 조작, 제출한 혐의도 받는다. 이에 증선위는 웰바이오텍과 전 대표이사, 전 담당임원, 전 육가공 사업 담당자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회사에는 과징금 및 감사인지정 3년 등을 조치했다. 과징금 액수 등은 향후 금융위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웰바이오텍의 감사인인 신한회계법인도 자기전환사채 저가 매각 거래 등에 대한 감사를 소홀히 한 혐의 등으로 과징금 및 관련 공인회계사 직무정지 등 조치를 부과받았다.

한편, 같은날 증선위는 도금공사 공사진행률 등을 조작해 당기순이익을 부풀린 합성수지 및 플라스틱 물질 제조업체 동성화인텍(033500)에도 과징금 및 감사인지정 3년, 영업담당임원 해임권고 및 직무정지 6개월의 조치를 하고 회사와 전 대표이사 등을 검찰에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