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李대통령, 캄보디아 스캠 총력 대응 지시”…조속한 송환 등 합의(종합)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캄보디아 온라인 스캠 피해와 관련해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 대통령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9~30일 방한할 것으로 예상하며 한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 한국과 미국 간 통화스와프 가능성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음을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밝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캄보디아 한국인 대상 범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위 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오늘도 계속해서 총력 대응을 당부했고 제반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조치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개인 일탈이 아닌 약 20만 명이 종사하는 초국경 범죄 산업으로 규정했다.

정부는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외교부·법무부·경찰청 등으로 구성된 합동대응팀을 현지에 급파했다. 합동대응팀은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와 온라인 스캠 대응위원회 사무총장을 만나 공조 방안을 논의하고, 사망자 부검·운구 및 범죄자 송환 관련 합의를 도출했다.

정부는 캄보디아 일부 지역에 여행경보 4단계를 발령하고, 여타 지역도 상향 조정했다. 위 실장은 “체류 시 여권법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온라인 게시물 감시를 강화해 추가 피해를 예방할 방침이다.

대통령실은 국제 공조 강화 계획도 밝혔다. 위 실장은 “베트남·태국 등 인근국과 유엔, OECD, 아세안 등과 공조를 강화하고, 10월 26~27일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합동수사 체제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캄보디아로 유인하는 구인광고가 여전히 게시되고 있는 것과 관련, 대통령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한 긴급 심의로 삭제 조치를 지시했다. 위 실장은 “언론의 지적을 면밀히 살펴보고 업무에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일부 지적과 달리 대응이 늦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위 실장은 “7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최소 4차례 관련 보고와 지시가 있었으며, 인력 증원, 여행경보 상향, 스캠TF 설치 등이 이미 추진돼 왔다”고 말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 국경에서 숨진 한국 국민 사건 관련, 위 실장은 “사망 직후 공관이 수사 요청과 영사 조력을 제공했으며, 부검과 운구도 신속히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재외국민 보호 체계를 재점검하고 인력·예산을 확충할 계획이다.

위 실장은 캄보디아에 구금된 60여 명의 한국 국민 송환을 이번 주 내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사가 공석인 상태에 대해서도 “대사 대리 체제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며, 오늘 밤 새 대사가 현지에 도착해 업무를 총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 실장은 캄보디아 사태 계기로 일본과의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도 유사한 문제가 있어 정보 공유와 공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9일부터 30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16일 밝혔다. 이 기간 한미 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위 실장은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 기간 정상회담 일정과 관련해 “정상 일정을 소개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알려진 것처럼 29일 도착해 30일까지 체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즈음에 한미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중 간 회담이 있다면 역시 이 체류 기간 중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위 실장은 “알 수 없다. 미국과 북한 사이의 문제”라며 “현재까지 그런 움직임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한국과 미국 간 ‘아르헨티나 방식’ 통화스와프 보도와 관련해 “이 문제에 새로운 진전은 없다”며, 통화스와프는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부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공유하며 협상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