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도입된 지난해 9월 30일부터 이날까지 2.2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3.83% 떨어졌고, 코스닥은 3.78%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트럼프 리스크’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이어져 오면서 하방 압력을 받은 모습이다.
다만, ‘밸류업 모범생’들은 하방 압력을 뚫고 우상향을 그린 것으로 나타났다. 밸류업 공시를 한 금융지주, 증권, 은행 등 금융 관련주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인 곳은 메리츠금융지주(138040)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 이후 전날까지 35.52%의 상승률을 보였다. 다음은 JB금융지주(175330)로 18.66%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DGB금융지주(139130), DB금융투자(016610), BNK금융지주(138930)는 각 13%대 상승률을 보였고, 우리금융지주(316140)는 11%대 상승했다.
이와 반대로 또 다른 밸류업 모범생이었던 KB금융(105560)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한 주주 환원 정책을 발표하며 기대감이 사그라졌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이후 주가가 전날까지 10%대 떨어졌다. 앞서 KB금융은 지난 5일 보통주자본(CET1) 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13.51%로 같은 해 9월 말보다 0.33%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도 5200억원으로 정했다. 시장 기대치인 5789억원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와 관련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여전히 업종 내 최고의 이익 체력과 자본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기대치를 밑돈 자본비율과 자사주 규모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일부 희석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에 KB금융 경영진들은 전날 자사주 2만주를 매입하며 기업가치 제고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같은 ‘밸류업 모범생’이라도 그 내용과 이행 과정에 따라서 주가 등락률이 달랐던 셈이다.
이와 관련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전날 “밸류업 정책에 의해 투자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평가와 인식이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도 밸류업 정책은 의지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고 밸류업이 우리 증시에 확고히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