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일본의 한 병원에서 환자 간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병원에서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뒤늦게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 (사진=게티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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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경찰은 지난 2023년 3월 아오모리현에 위치한 병원에서 발생한 살인사건과 관련해 병원 관계자들을 ‘범인 은닉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수사기관은 병원 관계자들이 살인사건을 신고하지 않고 유족에게도 사망 원인을 ‘폐렴’으로 기재한 사망진단서를 건네 살인사건을 은폐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병원 살인사건은 지난 2023년 3월 12일 밤 발생했다. 당시 알콜중독으로 입원한 50대 남성은 같은 병실에 입원한 70대 환자를 범행도구로 여러 차례 찔렀다. 70대 환자는 다른 병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다음날 오전 숨졌다. 가해자인 50대 환자는 살인 혐의로 체포돼 징역 17년형을 받았다.
그런데 해당 병원에서는 숨진 환자의 유가족에게 “(환자가) 넘어졌다”며 그가 살해당한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 시신을 본 유가족은 얼굴이 붕대로 감겨져 있었고, 병원에서 건넨 사망 진단서에는 직접적인 사인이 ‘폐렴’으로 적혀 있었다고 한다.
사건은 이대로 묻히는 듯 했으나 병원 내부 직원이 병원의 은폐 행동에 의문을 갖고 경찰에 은밀히히 제보했다. 이후 경찰이 시신을 부검하며 피해자의 사망 원인은 ‘머리 및 얼굴 손상’으로 정정됐다. 부검 전 촬영한 CT영상에서 피해자의 폐렴 흔적은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유족들은 “경찰이 수사하지 않았다면 남편은 그대로 화장되었을 것”이라며 분노했다. 해당 병원은 경찰 수사에 대해 “답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