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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CXL 2.0 기반 D램 솔루션인 CMM(CXL Memory Module)-DDR5 96GB(기가바이트) 제품의 고객사 인증에 이어 128GB 제품도 다른 고객사와 인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128GB 제품은 10나노급 5세대(1b) 미세공정을 적용한 32Gb(기가비트) DDR5 D램을 탑재해 전성비(전력 단위당 처리하는 초당 데이터 용량을 계산한 지표)가 높다. SK하이닉스는 이 인증을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해 고객사가 원하는 시점에 제품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CXL D램 개발과 더불어 CXL 생태계 확장을 위한 노력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CXL D램에 최적화된 이종 메모리 소프트웨어 개발도구 HMSDK를 자체 개발해 세계 최대 오픈소스 운영체제 리눅스(Linux)에 탑재하며 CXL이 적용된 시스템의 성능을 개선했다. CXL D램 분야가 이제 막 개화하려는 만큼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CXL D램 수요가 터지진 않았지만 SK하이닉스는 다방면으로 AI 메모리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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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CXL 생태계 확대에 힘을 싣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에 역량을 결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고 있다. 지금은 HBM이 AI 메모리 시장의 중심에 있지만, 마이크론이 HBM 영향력을 키우는 등 SK하이닉스 독점 구조가 지속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더 다양한 AI 메모리 제품군으로 수요가 확대돼야 유리하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집중을 위해 비주력 사업도 차차 정리하고 있다. 지난달 CMOS 이미지센서(CIS)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미지센서는 빛을 감지해 전기적 신호로 전환한 뒤 이를 다시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해 영상을 출력하도록 돕는 반도체 칩이다. 스마트폰이 주요 응용처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08년 CIS 개발업체 실리콘화일을 인수하며 이미지센서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2019년에는 일본에 CIS 연구개발(R&D) 센터를 열고 같은 해 이미지센서 브랜드 ‘블랙펄’을 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장이 둔화하고 기존 선두업체인 소니와의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등 한계가 나타났다. 이에 SK하이닉스는 CIS 사업을 점차 축소했고 철수까지 결정했다.
이와 달리 메모리 투자에는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약 27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메모리 사업에 쏟을 전망이다. 전례가 없는 ‘역대급’ 규모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반도체 슈퍼사이클 때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반도체 호황 때도 20조원 넘는 투자를 집행한 적이 없었다.
‘전방위 AI 메모리 공급자’…D램 1위 굳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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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서울대 명예교수)은 “CXL D램도 시장이 열릴 수 있다”며 “D램 자체의 기술력이 CXL 메모리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