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이 초호황기(슈퍼사이클)를 맞아 실적에 날개를 달았다. 인공지능(AI) 산업의 급격한 발전으로 세계 각국에서 전력 인프라(기반시설) 확충에 속도가 붙으면서다. 다만 업체별로 사업 전략에 차이를 보이면서 올해 1분기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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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267260)은 사상 최초로 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1분기 실적은 매출 1조147억원, 영업이익 21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7%, 69.4% 증가했다. HD현대일렉트릭(267260)은 북미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총 수주잔고는 61억5500만달러 가운데 북미가 64.4%로 과반 이상을 차지한다. 현지 물량 상당수를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해 공급하며 추가 증설도 진행 중이다.
실적 발표를 앞둔 효성중공업(298040)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1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1조1310억원, 영업이익 901억원으로 전년 동기(매출 9845억원·영업이익 562억원) 대비 각각 14.9%, 60% 증가할 전망이다. 효성중공업 역시 미국 현지 대응을 위해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에 시험 라인을 추가하고 시험·생산설비를 증설하고 있다. 내년 증설이 마무리되면 생산능력이 2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 효성중공업 초고압 변압기.(사진=효성중공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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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달리 LS일렉트릭(LS ELECTRIC(010120))은 실적이 뒷걸음질했다. 1분기 실적은 매출 1조321억원, 영업이익 8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63%, 6.86% 감소했다. 전력 사업에서 배전기기 국내 매출 이월 영향으로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성장세에는 변함이 없으며 2분기 반등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LS일렉트릭은 미국 반덤핑 관세 대상에도 이름을 올렸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 LS일렉트릭에 16.87%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2022년 8월부터 2023년 7월까지 미국에 수출된 변압기가 대상이다. 미국 관세 압박이 커지면서 LS일렉트릭도 현지 생산시설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이달 14일 텍사스주 배스트럽시에 생산·연구·설계가 가능한 캠퍼스를 준공했으며 오는 2030년까지 2억40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해 생산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다른 회사들도 반덤핑 관세는 피했지만 상호관세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다만 공급자 위주 시장이 형성된 만큼 관세 여파는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최근 리드타임(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이 4년까지도 증가하고 있고 제품 가격도 강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