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골프업 불황’ 궁지에 몰린 스마트스코어, 사모펀드에 자회사 매각

예비유니콘이라던 골프앱 회사, 불황 장기화에 흔들
스마트스코어 자회사 맥케이슨 매각
사모펀드 J&W파트너스가 매입...계약 마무리
1월 중 맥케이슨 경영진 교체 단행
  • 등록 2025-02-04 오후 6:31:41

    수정 2025-02-04 오후 6:31:41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 국내 대형 골프 플랫폼 스마트스코어가 골프 의류 브랜드 자회사 맥케이슨을 사모펀드(PEF)에 매각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골프 유통 업계의 불황이 깊어지면서 타격을 입은 골프 관련 회사들이 슬슬 매물로 나오는 모양새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스마트스코어는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자회사 맥케이슨을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J&W파트너스)에 매각했다. 지난해 말 지분양도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 측이 계약금 납입을 마치고, 인수대금을 분할 지급하는 조건으로 계약이 성사됐다.

스마트스코어는 맥케이슨 매각 성사를 위해 맥케이슨에 대여해줬던 자금 220억원의 채권을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 측에 넘겼다. 인수자 측의 인수 유인을 끌어올리려면 향후 맥케이슨이 회생에 성공할 경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여지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맥케이슨이 자본잠식 수준으로, 재무상태가 극히 악화돼 기업 존속이 불확실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매각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매각가가 극히 낮아 자금유입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모회사인 스마트스코어에서 자금을 빌려 명맥을 유지해온 적자 자회사가 하나 줄어드는 데에 의미를 둘만 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와의 매각 계약은 다 마무리가 됐는데, 아직 인수대금 완납은 안 됐다. 계약금만 받은 상태”라며 “순차적으로 매각 대금이 들어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스코어는 지난 2014년 설립된 국내 최대 골프 IT플랫폼 회사다. 골프장 예약 대행 및 골프 투어, 스코어 관리 서비스 등이 주요 사업이다. 지난 2020년에 맥케이슨을 인수한 이후 골프매거진코리아, 마제스티 골프 등을 잇달아 품으면서 제휴 사업 기반을 급격히 확장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골프산업이 급부상하자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몸집을 키우기 시작한 것이다.

정성훈 스마트스코어 그룹 회장(사진=스마트스코어 제공)
스마트스코어는 골프업 호황 지속을 전제로 거액의 투자금을 빨아들이며 가파르게 기업가치를 높여왔다. 지난 2020년 말 시리즈C 투자유치에서 1000억원대 기업가치를 인정 받은 데 이어 지난 2022년 6월에는 VIG파트너스에서 1800억원의 거액을 투자 받으며 기업가치가 8600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기업가치가 1조원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으며 지난 2023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예비유니콘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 엔데믹 이후 골프업황이 내리막길을 걸으며 관련 회사들이 대부분 위기에 내몰렸다. 스마트스코어 역시 지난해부터 비상경영 체제 돌입, 희망퇴직 및 정리해고를 진행했다. 업황이 꺾이기 전에 SG프라이빗에쿼티(SG PE)와 컨소시엄을 꾸려 골프용품 브랜드 마제스티골프를 3100억원 가량에 사들인 점이 타격을 더했다는 평가다. 여러 골프장에 대규모 투자를 해온 점도 리스크 요인이다. 향후 지속적인 회사 규모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투자조건에 오는 2027년까지 스마트스코어가 상장하지 못할 경우 대주주 지분 20%를 묶어 임의로 매각할 수 있는 드래그얼롱 조건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스마트스코어 최대주주는 지분 22.33%를 보유한 사모펀드 VIG파트너스, 2대 주주는 창업자인 정성훈 회장(20.12%)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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