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삼양식품(003230)의 황제주 등극을 앞두고 에스앤디(260970)의 주가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불닭볶음면 소스 핵심 원료를 독점 공급하는 업체라는 점이 부각하며 올해 들어 주가가 2배 뛰었다. 증권가에선 불닭소스 수요 증가에 따른 에스앤디의 생산능력이 확대되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가운데, 삼양식품보다 에스앤디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매력이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삼양식품 제품. (사진=연합뉴스)
23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에스앤디는 8만3500원으로 마감해 올해 초(1월2일, 4만1650원) 대비 100.5% 상승했다. 에스앤디는 지난 21일에는 장중 8만88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에스앤디는 올 들어 주가가 급격한 강세를 보이며 삼양식품의 주가 흐름과 비슷한 궤적을 나타내고 있다. 삼양식품 역시 이날 92만6000원을 기록해 연초(73만9000원) 대비 25.3% 상승했다. 지난 16일에는 97만30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불닭볶음면 신드롬에 힘입어 삼양식품의 주가가 100만원 돌파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에스앤디도 그에 따른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주가 상승이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된다. 에스앤디는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소스 원료를 독점 공급하는 회사다.
두 기업이 주가가 강세를 띤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압박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 방어주로 부각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양식품의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넘어선 가운데 미국, 중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입점이 본격화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닭볶음면 매출 성장이 지속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증설에 나선 점도 주가 상승에 탄력에 더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삼양식품은 오는 7월 밀양 2공장을 가동하면서 생산능력(CAPA)이 기존 18억개에서 25억개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스앤디도 오는 6월까지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30%가량 늘려 물량 증가에 대응할 계획이다.
삼양식품이 오는 5월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스탠다드 지수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 MSCI사가 작성하는 스탠다드 지수에 편입될 경우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로부터 자금이 대거 유입돼 삼양식품에 따른 수혜가 에스앤디도 이어질 수 있어서다. 스탠다드 지수 편입을 위해선 시가총액 기준을 6조3000억원을 넘어야 하는데 이날 기준 삼양식품의 시총은 6조9756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삼양식품 대비 에스앤디가 저평가된 만큼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에스앤디의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8배로, 삼양식품(20배) 대비 저평가됐다”며 “불닭 브랜드와의 동반 성장과 글로벌 소스 시장의 구조적 성장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를 고려할 때 향후 추가적인 리레이팅(재평가)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