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티빙과 웨이브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양사의 합병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CJ ENM과 SK스퀘어가 주도하는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수년간 적자를 지속하며 SK스퀘어의 ‘애물단지’로 불렸던 포트폴리오 웨이브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비주력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숨통을 틔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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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단지 실적에만 있었던 게 아니다. 웨이브는 초기부터 IPO(기업공개)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기로 한 FI(재무적 투자자)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적자 폭이 커지는 상황에서 시장 매각도 여의치 않아 사실상 청산이 어려운 포트폴리오로 인식돼 왔다. 여기에 11번가, 원스토어 등 다른 투자 포트폴리오의 회수 역시 순조롭지 않은 상황이라 SK스퀘어 입장에서는 한 건이라도 정리되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SK스퀘어는 합병 논의가 본격화되던 지난해 11월, CJ ENM의 웨이브 전환사채(1000억원 규모) 인수와 함께 재무적 부담을 상당 부분 덜었다. 당시 웨이브는 FI로부터 빌린 자금을 상환하지 못해 자금난에 시달렸고, CJ ENM이 전환사채를 인수하며 ‘급한 불’을 끄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는 곧 티빙과의 합병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해석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합병을 계기로 국내 OTT 시장의 구조가 재편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스퀘어 입장에선 투자자 설득이나 후속 포트폴리오 매각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며 “다만 KT의 입장 변화 없이는 법적 리스크가 남아 있는 만큼, 최종 합병까지는 긴장을 늦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