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보느라” 과속해 시부·며느리 사망했는데…금고 10개월

유튜브 영상 틀고 시속 60㎞ 도로서 과속
건널목 건너던 일가족 2명 치어 사망
한 가족 무너졌지만…형량은 금고 10개월
  • 등록 2024-11-01 오후 4:38:12

    수정 2024-11-01 오후 4:38:12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유튜브 영상을 틀어놓은 채 과속으로 운전을 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노인과 그의 며느리를 치어 숨지게 한 20대 공무원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진=뉴시스)
1일 춘천지법 형사1부(심현근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기소된 20대 중반 A씨에게 1심과 같은 금고 10개월을 선고했다.

공소 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1월 15일 횡성군 한 교차로에서 승용차를 몰고 가다가 제한속도 시속 60㎞ 도로에서 시속 87.5㎞ 이상으로 과속주행하던 중 건널목을 건너던 80대 B씨와 50대 며느리 C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B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고 C씨는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하고 말았다.

두 사람은 귀가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박스 영상 확인 결과 A씨는 사고 발생 6초 전부터 횡단보도를 천천히 건너고 있던 피해자들을 충분히 발견할 수 있었음에도 속도를 거의 줄이지 않은 채 시속 87.5㎞ 이상 과속 주행했다.

그 이유는 바로 A씨가 게임 관련 유튜브 영상을 재생한 채 운전 중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유튜브 영상을 소리만 청취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영상을 시청했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적어도 피고인이 과속하면서 전방 주시를 게을리한 것에는 유튜브 영상 재생이 하나의 원인이 됐음은 분명해 보인다”고 봤다.

이어 “피해자들의 유족과 합의해 (유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참작하더라도 이 사고 발생에 있어서 피고인의 과실이 너무 중하다”며 “두 명의 생명을 앗아간 잘못에 대해서는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법정 구속된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고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하는 등 선처를 호소했지만 검찰은 형량을 높여달라고 요청했다.

양측 주장을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형이 적정하다고 보고 양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현재 A씨는 이 일로 직위에서 해제됐으며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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