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명이 24억 뜯긴 리딩방 사기, 20대 ‘영업팀장’ 실형

캄보디아 거점 두고 리딩방 이용해 투자 유도
가짜 사이트 만들어 투자 받은 뒤 잠적 수법
  • 등록 2025-02-05 오후 5:09:53

    수정 2025-02-05 오후 5:09:53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리딩방에서 활동하며 24억원의 투자금을 가로챈 일당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가짜 사이트 모습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 정현기 판사는 5일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송모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2명도 각각 징역 3년 6개월, 3년 4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에게 한계까지 손해를 가한 모습”이라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송씨 등은 지난해 1∼7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중국인 총책이 운영하는 리딩방 영업팀장 등으로 활동하며 36명으로부터 24억여원을 뜯어낸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유명 국제투자자문사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 신뢰를 얻어 자체 제작한 가짜 투자사이트에 가입을 유도한 뒤 투자금을 뜯어냈다.

특히 돼지도살(pig butchering)로 통하는 수법을 썼는데, 최초 투자금을 받은 뒤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 대량 거래 기회가 있다 등의 말로 추가 투자를 계속 유도한 뒤 투자금을 충분히 뜯어냈다고 판단하면 일시에 사이트를 폐쇄하고 잠적하는 수법을 썼다.

일반적인 투자사기가 유사업체 등을 내세워 최소한 투자의 모양새는 갖춘것과 달리 이 사건은 투자와 관련된 실체 자체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사실상 보이스피싱과 같은 형태로 사기를 저지른 점이 특징이었다.

피해자 중에는 금융 지식이 부족하고 온라인 환경에 미숙한 60대 이상 고령자도 있었지만 20, 30대의 젊은층은 물론 공무원 학원강사 종교인 등도 포함돼 있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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