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스마트폰 빈그룹 인수설 다시 '솔솔'

빈그룹 최근 3000억대 회사채 발행 및 美 사업 강화
LG 중저가 스마트폰사업 혹은 생산시설 인수 가능성
가능성 있지만 속단하긴 일러…투자업계선 회의적
  • 등록 2021-01-27 오후 3:35:55

    수정 2021-01-27 오후 4:23:56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베트남의 삼성전자’로 불리는 ‘빈(Vin) 그룹’이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인수 대상자로 재차 주목받고 있다. 빈 그룹은 지난해부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인수 대상자로 언급됐으나, 협상 끝에 불발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빈그룹 3000억대 회사채 발행…美시장 공략 강화 움직임

27일 관련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빈그룹은 최근 스마트폰 사업과 자동차 사업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3억360만달러(약 336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일각에서는 LG전자 모바일커뮤이케이션(MC) 사업본부를 인수하기 위한 ‘총알’ 마련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빈그룹은 다음달 18일부터 3단계에 걸쳐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이 자금을 스마트폰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 ‘빈스마트’(27%)와 자동차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 ‘빈패스트’(73%)에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빈그룹은 LG전자가 지난 20일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사장)가 MC사업본부 매각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이미 지난해부터 LG전자와 스마트폰 사업 인수 관련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알려기도 했다.

빈스마트가 미국 시장 강화에 나서고 있는 점도 변수다. 빈스마트는 최근 미국 통신사 AT&T의 자회사를 통해 빈스마트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통해 생산한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마에스트로 플러스’와 ‘크리켓 인플루언스’ 200만대를 미국시장에 출시했다.

빈스마트 스마트폰이 미국시장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빈스마트는 올해 5G 스마트폰인 ‘V 스마트 아리스 5G’도 미국 시장에 출시하며, 북미 시장 공략을 가속화 할 계획이다.



LG-빈그룹 궁합 나쁘지 않지만 조건 맞을지가 관건

빈 그룹이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인수하는 시나리오는 양쪽 모두에 나쁘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LG전자로선 최선의 선택일 수 있지만, 빈 그룹측에서는 손익을 면밀하게 따져봐야 할 사안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매각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면 적당한 상대에게 스마트폰 사업을 모두 넘기는 ‘통매각’이 가장 좋고, 실제로 시장에서도 반기는 분위기 아니냐”라면서도 “파는 쪽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지금 스마트폰 시장 환경에서 살 사람이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LG전자의 미국 내 브랜드 인지도와 유통망, 사후지원(AS) 인프라 등을 이용할 목적으로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일부라도 인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LG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대에 불과하지만, 미국시장에서의 점유율은 10% 초중반대로 애플과 삼성전자에 이어 뚜렷한 존재감을 갖고 있다.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비)를 무기로 오히려 국내보단 미국 내에서의 입지가 탄탄하다는 평가다.

한편, LG MC사업본부 내부에서는 권봉석 사장의 공식 이메일 이후에도 직원들의 동요는 완전히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권 사장이 매각과 사업철수 등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이후 회사 방침에 촉각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한 MC사업본부 직원은 “상황이 이쯤 되면 희망퇴직이라도 받아주면 좋겠다”라며 “일도 제대로 손에 잡히지 않는데 언제까지 이 상황이 지속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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