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왜 노동법인가?…'한국판 하르츠 개혁' 꿈꾸는 김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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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부터 獨 슈뢰더 전 총리의 `하르츠 개혁` 고평가
당내 경제통들 "노동시장 개혁 필요해" 힘실어
다만 공정경제 3법과 연계 가능성은 일축
여권·노동계 "노동법 개정은 부적절" 반대 입장
  • 등록 2020-10-06 오후 9:44:53

    수정 2020-10-07 오전 7:57:31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화두로 던진 노동법 개정은 독일의 ‘하르츠 개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보수야당의 수장으로서,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경제구조의 혁신을 위해서는 노동시장부터 개혁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노동법 개정이란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여권과 노동계에서는 노동개혁 시도에 대해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김 위원장은 이전부터 줄곧 노동시장 개혁을 주창해왔다. 독일 뮌스터대학교대학원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전공한 그는 특히 자신의 저서 ‘지금 왜 경제민주화인가’에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추진했던 하르츠 개혁을 높이 평가했다.

2003년 슈뢰더 전 총리는 실업률을 줄이기 위해 임시직 고용을 늘리고, 저소득 일자리를 창출하는 하르츠 개혁을 통해 독일을 성장 정체의 수렁에서 건져내고 경제 호황을 구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하르츠 개혁이 결과적으로 노동자의 급여와 사회보장 및 복지를 대폭 축소하는 데서 시작한다는 점에서 대중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달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노동개혁을 현실에 맞게 해야 한다”며 “슈뢰더 전 총리는 정권을 생각하지 않고 노동 개혁을 실시, 독일이 10년 동안 다른 나라에 비해 좋은 성장 결과를 냈다”고 했었다.

당내 ‘경제통’으로 불리는 의원들도 비슷한 의견이다.

경영학부 교수 출신인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복지를 줄이고 임금을 동결하는 게 단기적으론 나빠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좋을 수 있는 예로 하르츠 개혁이 많이 얘기되고 있다”며 “노동 유연화를 무조건 옳지 않은 것으로만 보는 시각은 문제가 있다. 장점을 잘 살린다면, 시간이 지나서 오히려 근로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장 출신의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 또한 “노동시장 개혁을 해야 한다는 건 분명한데 현 정부는 반대로 하고 있다. 양대지침도 폐지했다”며 “개혁으로 살아 남은 독일은 청년고용 문제가 없는 유일한 나라다. (김 위원장 말은) 너무나 당연한 얘기다”라고 했다. 박근혜 정부 때 도입한 양대 지침은 저성과자 해고를 가능하게 한 ‘공정인사 지침’과 ‘취업규칙 해석과 운영에 관한 지침’ 등을 뜻한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노동개혁 카드를 제시한 것이, 공정경제 3법(상법· 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함이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는다. 재계는 물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공정경제 3법에 불만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정경제 3법에 부정적인 재계를 다독이면서, 당내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공정경제 3법은 공정경제 3법대로 하는 것이고, 노동법은 노동법대로 따로 개정을 시도하자는 것”이라며 두 사안의 연계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측은 이같은 김 위원장의 제안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야당이 거론하는 노동법 개정은 부적절하다”며 사실상 김 위원장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 대표는 “수많은 노동자가 생존의 벼랑에 내몰리고 노동 안정성이 몹시 취약하다는 사실도 아프게 드러나고 있다”며 “이런 시기에 해고를 쉽게 하고 임금을 유연하게 하자는 것은 노동자에 너무도 가혹한 메시지이며 지금은 노동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을 더 두텁게 포용할 때다”고 지적했다.

앞서 양대노총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노총 측은 “공정거래 3법으로 재계가 많은 것을 잃고 양보하니, 이에 대한 대항으로 국제기준에 현격히 미달하는 노동 관계법을 함께 논의해 공평하게 다루자는 발상은 어디에서 나오는 건가”라고 했다. 한국노총 역시 “보수 야당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이 애먼 노동법으로 옮겨 붙지 않길 바란다. 그렇게 되면 쉬운 해고와 임금 삭감을 개혁이라 불렀던 ‘도로 박근혜 정당’과 다름 아닐 것”이라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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