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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미국 400대 부자의 실효세율은 24%다. 고소득 근로소득자의 실효세율 45%의 절반 수준이다.
이 격차는 탈세가 아니라 세법 구조에서 비롯된다. 소득세는 급여·배당 등 ‘소득’에 부과되지만, 억만장자의 부는 대부분 보유 주식 등 자산 형태로 존재한다. 팔지 않으면 과세 자체가 되지 않는다. 억만장자들의 부 대부분이 소득세 체계 밖에 있다는 뜻이다.
억만장자들은 이 구조를 적극 활용한다. 급여 대신 주식으로 보수를 받고, 주식을 팔지 않은 채 담보로 잡아 생활자금을 빌린다. 이자 부담이 자본이득세보다 훨씬 낮기 때문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연봉 1달러(약 1450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수십년간 연봉 10만달러(약 1억4500만원)를 유지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사망 후에는 상속 자산의 취득 원가가 공정시장가치로 재조정되는 이월기준가액(step-up) 조항 덕분에 생전에 쌓인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 부담이 사실상 소멸된다. 자산을 사고, 담보로 빌리고, 죽어서 넘긴다는 의미에서 이를 ‘사고 빌리고 죽는(buy, borrow, die)’ 전략이라고 부른다. 미국 억만장자의 3분의 1은 상속으로 부를 취득했으며, 세대를 넘어 자산을 상속세에서 보호하는 영구신탁(dynasty trust)도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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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같은 세법 구조가 부의 집중을 가속화하고, 이것이 경제 안정성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데이터에 따르면 상위 1% 가구의 미국 전체 부 비중은 2025년 3분기 기준 3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액으로는 54조8000억달러(약 7경9500조원)다. 1990년 이후 미국 전체 부에서 비중이 늘어난 계층은 상위 1%가 유일하다. 억만장자 계층(상위 0.1%)의 순자산 비중은 같은 기간 약 6%포인트 오른 14.4%를 기록했다. 반면 하위 50% 가구의 비중은 3.5%에서 2.5%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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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배경 속에 캘리포니아에서는 억만장자 대상 일회성 부유세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연방 메디케이드 예산 삭감으로 수십억 달러의 재정 공백이 예상되자, 캘리포니아 의료노조가 자산 10억달러(약 1조4500억원) 이상 거주자에게 5%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미국 내 억만장자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에는 255명의 억만장자가 거주한다. 전국의 5분의 1이 넘는 규모다.
실현 가능성은 낮다. 오는 11월 주민투표에 오르려면 충분한 서명을 확보해야 하고, 이후 과반 유권자 찬성이 필요하다. 슈퍼의결권 주식을 보유한 기술 기업 창업자들에게 과도한 세금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계상 문제도 지적된다.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최근 캘리포니아를 이미 떠났고, 팔란티어 공동창업자 피터 틸도 이탈 가능성을 시사했다. 틸은 이 법안을 저지하려는 로비 단체에 300만달러(약 43억5200만원)를 지원했다.
WSJ은 이번 법안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도, 부의 집중이 심화하는 한 억만장자 과세 논쟁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재정 악화와 빈부 격차 확대가 맞물리면서 국가 차원의 포퓰리즘적 과세 요구로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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