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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문가인 장지향(사진)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은 2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스라엘 공습은 전면전이 아닌 ‘협상’으로 종결될 것이라고 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이란의 3개 핵 시설에 공습을 감행했다. 장 센터장은 “확전은 싫지만, 이란의 핵을 허용해서는 안 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기회의 창’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2주간의 기한을 준다고 했지만 서둘러 조치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이 별다른 반격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교전의 장기화보다는 사태 종결을 선택했다는 평가다. 그는 “이란은 전면전을 할 여력이 없다”며 “협상장으로 가서 ‘핵 개발을 한 적이 없다. 평화적으로 사용했고 이는 허용해 달라’는 주장을 펼 것”이라고 봤다. 네옴시티나 비전2030을 내세우며 경제개발을 추구하는 사우디 등 주변 국가는 사태의 장기화를 원하지 않으며 이란을 지지해온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지 않아 개입이 어렵다. 이란의 선택지는 더욱 좁아들 수밖에 없다.
미국은 이란과의 핵협상에서 발전용 우라늄 농축 4~5% 정도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 발전 연료에 쓰이는 우라늄 농축도는 3~5% 수준이지만 이란은 포르도 핵시설 등에서 순도 60% 수준의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2018년 미국이 탈퇴한 이란핵협정(JCPOA)보다는 완화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장 센터장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불가역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핵개발 금지를 주장했지만, 이제 평화적인 수준의 사용은 허용하며 유화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도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자를 감안해야 하는 만큼, 장기적인 개입은 부담스럽다.
장 센터장은 정부가 중동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동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높아지면 동북아에 대한 관심은 낮아진다”며 “인도-태평양 병력이 중부사령부(카타르에 위치한 알 우데이드 공군기지)로 모이고 있는데 트럼프 2기에서 추구하는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주한미군을 한반도에 묶어두기보다 중국 견제를 위해 인태 지역으로 선택지를 넓히겠다는 개념)’과도 맞아떨어지는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장 센터장은 “중동 전역, 인태 지역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우리 안보와도 결부된 문제로 봐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