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최근 중소 중견 건설사들이 잇달아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법원 문을 두드리면서 건설업계 위기감이 커진 가운데 건설사에 투자한 사모펀드(PEF)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공사비 급증과 부동산 시장 침체로 대부분의 건설사가 실적악화를 겪었지만, 일부 PEF가 투자한 건설사는 실적호조를 보이면서 투자회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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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L파트너스가 지난 2016년 투자한 거흥산업은 10년여 만에 법인파산을 신청했다. 거흥산업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가 현실화되면서 자금난을 겪었고, 이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로 결국 파산 수순을 밟게 됐다.
이후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했으나 최근 몇 년간 부동산 시장 침체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담 증가로 인해 급격한 재정 악화를 겪었다. 지난 2022년 거흥산업은 2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는데, 1년 후인 2023년 113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번 거흥산업의 파산은 JKL파트너스뿐만 아니라 중소형 건설사를 인수한 다른 PEF 운용사들에게도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건설업 특성상 대규모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선투자 비용이 크고, 부동산 시장 변동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기업이 예상보다 빠르게 유동성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한편 사모펀드에 인수된 후 수익성이 개선되는 등 투자금 회수(엑시트) 기대감을 높이는 사례도 있다.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지난 2021년 말 인수한 두산건설은 지난해 매출 2조1753억원, 영업이익 1081억원으로 10년 내 최고 실적을 냈다. 전년인 2023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27%, 영업이익은 77% 증가해 실적 호조세를 보였다.
큐캐피탈파트너스는 SPC 더제니스홀딩스를 통해 두산건설의 지분 54.8%를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한 뒤 재무건전성 개선을 우선에 두고 정상화를 진행 중이다. 통상 사모펀드가 4~5년 내 투자금 회수에 나선다는 점에 기반하면,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을 때 큐캐피탈이 엑시트에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건설사 투자에 나선 PEF들은 자금 조달과 리스크 관리에 더욱 신중해야 할 시점”이라며 “엑시트 전략을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