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우산혁명, 홍콩 젊은이들의 무력감 위로하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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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으로 첫 내한한 홍콩 작가 찬와이
2014년 우산혁명 속 떠올린 남매 이야기
현대사 속 인물들이 겪은 감정 문학으로
"우산혁명은 홍콩의 정체성 일깨운 사건"
  • 등록 2025-12-08 오후 5:57:54

    수정 2025-12-08 오후 5:57:54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014년 우산혁명, 그리고 2019년 민주화운동은 홍콩의 정체성을 일깨운 사건이었다.”

홍콩 작가 찬와이가 8일 서울 중구 스페이스에이드에서 가진 언론 인터뷰에 앞서 소설 ‘동생’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민음사)
우산혁명을 소재로 한 소설 ‘동생’으로 2023년 대만 금전문학상을 수상한 홍콩 작가 찬와이(65)가 한국을 처음 찾았다. 영화 시나리오 작가 출신인 찬와이는 영화 ‘프로젝트 A’, ‘첨밀밀’ 등의 각본 기획에 참여했으며, 우산혁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이후엔 2018년 대만으로 주거지를 옮겨 현재 국립 타이베이 예술대 영화제작학과 부교수를 맡고 있다.

8일 서울 중구 스페이스에이드에서 만난 찬와이는 “사회운동이 활발하지 않았던 홍콩에서 우산혁명과 민주화운동은 중국과 다른 홍콩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다”며 “우산혁명 당시 거리에 나온 많은 젊은이와 학생들을 보면서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이야기, 그들에게 위로와 위안을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동생’을 집필한 배경을 설명했다.

‘동생’은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1997년 12세 누나 탄커이가 남동생 탄커러의 탄생을 맞이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부모님보다 남동생을 더 아끼는, 자기주장이 뚜렷한 탄커이와 그런 누나의 사랑을 받으며 모난 곳이 자라나는 탄커러는 우산혁명을 기점으로 예상치 못한 삶의 변화를 겪는다.

홍콩 작가 찬와이가 8일 서울 중구 스페이스에이드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민음사)
홍콩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소설은 그 속에서 개인이 겪은 감정에 초점을 맞춘다. 도입부는 한없이 유쾌하지만, 후반부는 거대한 사건에 놓인 인물들이 겪는 감정이 감성적으로 다가온다. 찬와이에 따르면 홍콩 행정장관의 직접 선거를 쟁취하기 위한 펼친 우산혁명이 실패하면서 홍콩 사람들은 깊은 무력감을 느꼈다. ‘동생’에서도 우산혁명 이후 우울증을 토로하는 탄커러와 그런 탄커러를 어떻게 위로할지 고민하는 탄커이의 이야기가 독자의 마음을 움직인다.

찬와이는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의 변화, 그리고 우산혁명과 민주화운동은 인터넷 검색으로 쉽게 알 수 있지만 그 속에서 사람들이 서로 교류하며 느낀 감정은 검색으로 알 수 없다”며 “거리에 나선 젊은이들이 느낀 감정의 온도를 전하는 것이 문학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동생’은 홍콩에서도 정식 출간은 됐으나, 중국에서 국가보안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일부 독립서점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찬와이는 “한국 독자들이 ‘동생’을 통해 홍콩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알게 되면 좋겠다”면서 “현실 속에 존재하는 많은 ‘동생들’에게 탄커이처럼 위로와 위안을 전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홍콩 작가 찬와이가 8일 서울 중구 스페이스에이드에서 가진 언론 인터뷰에 앞서 소설 ‘동생’ 속 홍콩 지도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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