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과 금융연수원, 은행연합회, 주요 금융지주는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금융연수원에서 ‘사외이사 양성 및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진행하고 협력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경영지배구조 평가 시 사외이사 연수 이수 성과 등 다각적 지표를 참고하고 사외이사 교육을 위한 인프라를 조성한다. 금융지주·은행은 사외이사 지원 사업을 안내하고 체계적인 연수 계획을 수립한 후 사외이사 교육을 위해 충분한 시간과 자원을 부여하기로 했다.
교육을 맡은 금융연수원은 사외이사의 경력과 연차에 맞는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해 필요지식, 주요 이슈, 및 금융감독 정책 방향 등을 공유한다. 예비이사를 대상으로는 금융회사와 이사회 구성·역할에 대한 이해를 통해 원활한 이사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신임이사를 대상으로는 사외이사로서 알아야 할 이사회 운영과 관련한 법·재무 분야 등 필수 지식과 경영진에 질문해야 할 주요 포인트를 습득하도록 한다. 재임이사를 대상으론 매해 주요 금융사고 사례와 금융감독 정책 방향 등 이사회에서 점검해야 할 주요이슈를 교육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사회의 전문성 함양은 단순히 사외이사 개인의 역량 개발을 넘어서 금융회사 차원의 균형감이 있고 투명한 의사 결정을 이루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다”며 “이사회의 전문성을 제고해 지배구조 선진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뜻깊은 시작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준수 금융연수원장은 연수 프로그램에 대해 “성실히 이수하면 실제 업무 수행 과정에서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해외 우수 사례를 참고한 것은 물론이고 감독 당국, 주요 금융지주사, 학계 연구기관 등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려 했다”고 소개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사외이사 양성을 위한 지원규모 확대와 교육 제공자와 수요자 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최근 자본시장의 가장 큰 화두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다. 밸류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지배구조의 선진화”라며 “그 중 가장 큰 축을 차지하는 이사회가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KB금융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이복현 금감원장께서 말씀하셨듯이 금융그룹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선진화할 것인지, 이를 위해서 이사회가 어떻게 본연의 기능을 잘 수행할 것인지는 금융산업의 건전한 성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아주 핵심적인 요소이고 본질적인 문제다”며 “지배구조를 선진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은 “사외이사가 조금 더 전문성이 있고, 공익적·객관적 입장에서 의견을 개진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연수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좀 더 객관적이고 효율적으로 이사회가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이복현 금감원장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특히 임 회장은 사전 티타임·본 행사에서 모두 이 원장 옆자리에 앉아 활발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함 회장 또한 이 원장과 따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4일 금감원이 우리금융 등 금융지주·은행 정기검사 중간 결과를 발표한 후 임 회장과 이 원장이 공식석상에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이 이달 우리금융에 대한 경영실태평가 결과를 내기로 한 가운데 등급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 조정되면 동양생명·ABL보험 인수에도 부담이 커진다.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3등급 이하일 경우 금융위원회가 승인을 불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취재진과 만나 보험사 인수와 관련해 “(당국을) 잘 설득해보겠다”고 짧게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