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지난 3~5월 폭스콘 인도 공장에서 생산한 아이폰의 97%가 미국으로 수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0%에서 대폭 증가한 수치다. 애플이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고율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인도산 아이폰을 수출을 늘린 것으로 해석된다.
 | 미국 뉴욕 애플 매장에 전시된 아이폰16.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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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폭스콘이 3~5월 동안 인도에서 총 32억달러(약 4조8000억원) 규모의 아이폰을 미국에 수출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네덜란드, 체코, 영국으로 향하던 폭스콘 인도 생산 물량을 재조정해 97%의 물량을 미국으로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인도에서 미국으로 44억달러(약 6조원) 어치의 아이폰을 수출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출 규모인 37억달러(약 5조원)를 뛰어넘는 수치다. 3월에는 아이폰 수출을 위해 미국으로 전세기를 띄웠을 정도다.
애플의 또 다른 인도 파트너인 타타 일렉트로닉스 역시 올해 3~4월 평균 수출의 86%가 미국으로 향했다. 지난해에는 52%의 아이폰을 미국으로 수출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애플이 이를 피하기 위해 인도산 아이폰 수출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에 145%의 관세를 부과했다가 지난달 제네바 협상에서 30%로 인하했다. 인도는 현재 기본 10% 수준의 관세만 적용되고 있으며, 4월 발표했던 보복관세 26%는 현재 보류된 상태다.
인도산 아이폰 수출이 급증하면서 애플은 인도 남부 타밀나두 주 첸나이 공항의 통관 시간을 30시간에서 6시간으로 줄여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아이폰 출하량 가운데 25~30%가 인도산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8%와 비교해 점유율이 상승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의 인도 생산 거점을 미국으로 옮기라고 압박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은 인도나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생산돼야 한다”며 수입되는 아이폰에 대해서는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