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EU '3대 경제권' 격랑‥한국 경제도 후폭풍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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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 화웨이 기소 이후 무역협상 불확실성↑
중국 - 美와 무역갈등에 경제둔화 우려까지 겹쳐
유럽 - 英브렉시트 원점…촉박한 시간·EU 협상의지 부재
  • 등록 2019-01-31 오후 3:27:44

    수정 2019-01-31 오후 3:27:44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과 중국, 세계 1·2위 경제대국(G2)에 이어 유럽까지 세계 3대 경제권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안개가 걷힐 것처럼 보였던 미중 무역협상은 미국 법무부의 화웨이 기소로 다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는 사실상 원점으로 되돌려졌다.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굵직한 이벤트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또 얼마나 길어질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수출에 기대어 성장하는 한국 경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외교부가 영국 측과 지속적으로 접촉하는 것은 브렉시트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다. 미중 무역협상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중국과 미국이 한국의 1·2위 수출 시장이어서다.

미국 - 화웨이 기소 이후 무역협상 불확실성↑

미국과 중국은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한 두 번째 협상을 시작한다. 이틀 일정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단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끄는 미국 협상단이 맞붙는다.

앞서 미국과 중국은 지난 7~9일 중국 베이징에서 차관급이 참여하는 첫 무역협상을 개최했다. 양측은 당초 예정됐던 이틀 일정을 하루 연장해 사흘 간 논의를 가졌다. 협상에 참석한 미국측 인사들은 “분위기가 좋았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연일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합의에 이를 것으로 낙관했다.

특히 중국은 협상 이후 △강제 기술이전 금지 법안 초안 마련 △외국인 지분투자 추가 확대 △금융개혁 시사 △미국산 700여개 품목에 대한 관세인하 △미국산 밀·대두(콩) 수입 재개 등 유화적 제스쳐를 보내면서 갈등 봉합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미국 법무부가 화웨이를 기소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미국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한목소리로 “화웨이 기소와 무역협상은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중국도 ‘일단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화웨이 기소와 무역협상이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기본적으로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그간 중국은 미국이 개선을 요구한 지식재산권, 강제기술이전 등 구조개혁과 연관된 사안에 대해서도 어느 정보 양보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었다. 하지만 화웨이 사태 이후엔 어떻게 돌변할지 알 수 없게 됐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최종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함구하고 있다. 평소와 달리 ‘압박’ 트윗도 없다. 사안의 중대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화웨이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협상시한은 오는 3월1일까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올해 1월1일부터 중국산 수입품 2000억달러어치에 대한 10% 관세를 25%로 올릴 예정이었지만, 협상이 끝날 때까지 이를 유예키로 했다. 미국과 중국 내부에선 여전히 휴전 기한 내 합의점을 찾기 힘들 것이란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중국 - 美와 무역갈등에 경제둔화 우려까지 겹쳐

중국은 무역전쟁에 더해 경제 둔화 우려까지 겹쳐 있다. 세계의 공장인 동시에 최대 소비시장이어서 글로벌 경기 둔화로 전염될 것이란 공포가 커지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유동성 공급, 대규모 감세와 지방정부 채권 발행 규모 확대 등 각종 부양책을 펼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의미 있는 효과를 내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경기부양책과는 부딪히는, 부채 감축을 위한 구조개혁을 병행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경기부양 효과 극대화를 저지하기 때문이다.

한국이 미중 무역협상이나 중국 경제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도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중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게 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 것인지 우리는 이미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간접 경험한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한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대중 수출은 1622억3600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7%였다. 다음으로는 대미 수출이 727억5000만달러(약 12%)로 뒤를 이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진=AFP PHOTO)
유럽 - 英브렉시트 원점…노딜 브렉시트 우려 확대

브렉시트는 사실상 다시 원점이다. 영국은 EU와 브렉시트 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 영국 의회는 29일 백스톱(안전장치)을 다른 협상으로 대체하겠다고 결정했다.

그러나 첫 협상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우선 시간이 촉박하다. 브렉시트까지 불과 두 달밖에 남지 않았다. 영국 의회는 이날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하는, 이른바 쿠퍼 수정안을 부결시켰다.

이날 영국 의회에 제출된 7건의 수정안 중에서 노딜 브렉시트(합의 없는 EU 탈퇴)를 거부해야 한다는 법안과 백스톱 대체 협정을 마련하자는 법안을 제외하곤 모두 부결됐다.

더 큰 문제는 영국이 어떤 선택을 했든 EU의 협상 의지가 약하다는 것이다. 백스톱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테리사 메이 총리가 EU와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EU는 “재협상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상태로 3월29일이 되면 노딜 브렉시트가 되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EU가 협상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백스톱 대체 협정도 마련할 수 없다.

이 경우 경제 충격을 피할 수 없다. 영국 중앙은행은 노딜 브렉시트시엔 국내총생산(GDP)이 8% 하락하고 실업률이 7.5% 증가하는 등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심각한 위기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노딜 브렉시트시엔 우리나라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우리나라는 영국과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영국과의 교역 규모를 늘려 왔다. 그런데 영국이 EU에서 떨어져나가면 FTA에 따른 관세 인하 효과를 볼 수 없게 된다. 영국 교역 규모는 한-EU FTA를 계기로 2011년 87억9000만달러에서 2017년 144억4000만달러로 6년 새 76.3% 늘었다. 특히 수출 증가율이 가팔랐다.

우리 정부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조기에 한-영 FTA를 체결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외교부, 산업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13개 부처는 지난 28일 브렉시트에 따른 우리 업계의 피해 가능성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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