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3월부터 계엄 관련 모의를 진행했다며 당시 여당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의원이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겠단 의지를 내비쳤다.
 | |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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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특별검사보(특검보)는 3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비상계엄 논의가 2024년 3월부터 진행이 됐다. 그때부터 원내대표가 혹시 인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며 “당시 여당 원내대표가 (계엄에) 관여했을 것이라 생각할 순 없지만 그런 부분(사전인지)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진상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전날과 이날 국민의힘 원내대표실과 원내행정국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압수할 수 있는 물건에 대한 기간을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전체 재임 기간으로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전 원내대표가 계엄을 사전에 모의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박 특검보는 “만약 영장 범죄사실과 관련해 적정히 소명하지 않고 과잉이었다면 법원에 의해 수정됐을 것으로 보이는데 영장이 발부된 것으로 보면 그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법원의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3일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는 추 전 원내대표 등 8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들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박 특검보는 “당시 (추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실에 있으면서 의사결정이 이뤄졌기 때문에 의사결정 과정의 참여나, 과정에 대해선 중요한 참고인이 될 것”이라며 “그들에 대한 수사는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참고인 조사 시기는 압수수색 관련 분석이 필요해 현재 확정된 건 없다”고 했다.
앞서 특검팀은 전날 추 전 원내대표 자택과 대구 달성군 지역구 사무실, 국회의원실과 같은 당 조지연 의원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다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과 원내행정국에 대한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이날도 국민의힘 의원 및 당직자들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강하게 저항했다. 국민의힘 의원 등은 국회 본관 원내대표실 앞에서 무기한 연좌농성에 돌입한 상태다.
박 특검보는 “국회는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의 전당이고 압수수색 장소가 야당의 원내대표실인 점을 고려해 형사소송법 절차에 따르되 집행이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현재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대표자이고 봉사자인 국회의원이 현명한 판단을 하리라 본다”며 “법관이 발부한 적법 영장인 만큼 집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리라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임의제출 형식이라면 특검 측 자료 요청에 협조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특검팀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박 특검보는 “현재 (국민의힘 측과) 협의를 진행 중에 있는데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공개하기 곤란하다”면서도 “원칙적으로 영장 집행의 절차에 따라서 집행이 이뤄질 것이고, 사실상 ‘임의제출’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약간 모호하다”고 부연했다. 이어 “대상자 방어권 보장을 위해 주말에 집행하지 않았고, 지난 1일은 정기국회 개원이라 국회 의사일정 존중 차원에서 2일에 집행한 것”이라며 “이외에 정치적 고려는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