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반전"…캐나다 총선서 집권 자유당 승리

캐나다 자유당 승리 ‘반전’…과반 확보는 실패할 듯
반미·반트럼프가 승리 주역…국민 지켜줄 지도자 택해
카니 "트럼프, 절대로 우리 무너뜨리지 못할 것"
바이든 “카니·자유당 승리 축하”…트럼프는 ‘침묵’
  • 등록 2025-04-29 오후 5:10:24

    수정 2025-04-29 오후 6:52:41

[이데일리 방성훈 정다슬 기자] 28일(현지시간) 치러진 캐나다 총선에서 마크 카니(59)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유당이 승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과 51번째주(州) 합병 야욕이 캐나다 국민들의 반발심을 자극해 자유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다만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할 것으로 보여 향후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세 협상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캐나다 집권 자유당의 마크 카니 총리가 29일(현지시간) 제 45차 연방 선거에서 승리한 뒤 지지자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AFP)


캐나다 자유당 승리 ‘반전’…과반 확보는 실패할 듯

캐나다 CTV뉴스, AP통신 등 외신들은 이날 343명의 하원의원을 선출하는 제45차 캐나다 연방 선거에서 출구조사 및 개표 상황 등을 토대로 자유당이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선거의 등록 유권자 수는 총 2852만 5638명으로 1770만 3277명(투표율 62.1%)이 투표에 참여했다.

캐나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예비 집계에 따르면 29일 오전 2시 10분(동부시각·한국시간 29일 오후 3시 10분) 현재 343개 선거구 가운데 166개 선거구(의석)에서 자유당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거나 당선을 확정했다. 보수당은 146개 선거구로 뒤를 이었다.

자유당은 보수당에는 앞섰지만 과반인 172석 확보에는 실패가 유력시된다. 자유당과 연립정부를 꾸릴 것으로 예상되는 신민주당(NDP)은 7석 확보에 그치고 있다. 퀘벡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블록 케베쿠아(BQ)는 23석, 녹색당은 1석을 각각 유지했다.

외신들은 자유당의 승리에 대해 “놀라운 반전”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자유당의 패배가 확실시되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고물가, 주택난 등 경기침체에 대한 책임을 지고 10년 가까이 집권해 온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가 사임하는 등 자유당에 대한 시각은 비판적이었다. 이번 총선에서 보수당이 승리해 정권 교체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유력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석 달 만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로 캐나다 경제를 공격하는가 하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삼아야 한다고 수차례 주장했다. 주권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발언이어서 캐나다 국민들의 집단 분노를 샀다.

캐나다 국민들의 반발이 총선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상황에서 자유당은 반미·반트럼프 입장을 핵심 선거 전략으로 삼아 유권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반면 보수당의 피에르 포일리에브르 대표는 이번 선거를 트뤼도 전 총리에 대한 국민적 심판의 장으로 만들려 했으나, ‘캐나다의 트럼프’라는 이미지를 부각해 역풍을 맞았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아내인 다이애나 폭스 카니가 28일(현지시간) 오타와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AFP)


반미·반트럼프가 승리 주역…국민 지켜줄 지도자 택해

결과적으로 자유당은 4연속 집권에 성공하게 됐다. 다수당이 되진 못했지만, 카니 총리가 계속 집권할 가능성이 높다. 연정을 꾸리더라도 지난 3월 자유당 대표 경선에서 카니 총리의 지지율(86.8%)이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자유당이 예상을 뒤집고 승리를 거뒀다는 것은 국민들이 그를 원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카니 총리는 선거 캠페인 도중에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무역전쟁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두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다. 캐나다 총리는 정해진 임기가 없으며 소속 정당이 하원에서 다수당이 되지 못하면 퇴직한다. 정해진 임기는 없지만 3년씩 세 차례까지 중임이 가능해 최대 9년까지 총리직을 맡을 수 있다.

카니 총리는 29일 새벽 승리 연설에서 “수백만명의 시민들이 (예상과) 다른 결과를 원했다. 차기 정부는 캐나다를 고향이라고 부르는 모든 사람을 대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은 우리의 땅, 우리의 자원, 우리의 물, 우리의 나라를 원한다. 이는 허황된 위협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를 소유하기 위해 (먼저)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 그런 일은 절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수당의 포일리에브르 대표도 패배를 시인하며 카니 총리에게 축하의 뜻을 건넸다. 동시에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꿈이 더 멀어졌다. 정부에 (과거의) 책임을 묻기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카니 총리의 의지와 달리 연정이 불가피한 만큼, 향후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내다봤다. 그러면서 “법안 통과 및 주요 정책 결정 등 국정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다른 정당과 협상하거나 설득해 지지와 협조를 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바이든 “카니·자유당 승리 축하”…트럼프는 ‘침묵’

카니 총리는 정치인으로는 신인이다. 그는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에서 금융전문가로 경력을 쌓은뒤 2008년 2월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에 취임해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에 기여했다. 2013∼2020년엔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영란은행(BOE) 총재를 역임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로 인한 경제 불안을 수습한 경험이 있는 만큼, 캐나다 국민들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도 카니 총리가 적임자라고 생각했다는 분석이다.

카니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네피언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캐나다 법에서 총리가 의원이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지만, 역대 총리는 모두 하원 의원직을 보유했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 역사상 공직에 선출되지 않은 유일한 당 대표였다.

한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자유당의 승리를 환영했다. 그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캐나다 총선에서 카니 총리와 자유당의 승리를 축하한다. 그가 캐나다 국민과 미국국민이 공유하는 근본적인 가치와 이익을 위해 강력한 지도자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앞서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어 줄 지도자를 선출해 달라”고 촉구해 선거 개입 논란을 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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