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면책특권이 '모욕 자격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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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수장 향한 황당한 정치공세
큰 권한에 '큰 책임' 없이 '면책'만
  • 등록 2025-10-14 오후 6:00:00

    수정 2025-10-14 오후 7:22:34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질의하며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조요토미 히데요시.’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13일 국정감사장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보인 손팻말 문구다. 여기엔 임진왜란 주범 토요토미 히데요시와 조 대법원장의 합성사진도 함께 담겼다.

삼권분립에 따라 헌정질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사법부 수장이 국회에서 모욕을 당하는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최 의원은 여기에 “윤석열이 조희대를 임명한 것은 대한민국 대법원을 일본 대법원으로 만들려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기발하기까지 한 황당무계 주장을 더했다.

최 의원은 막장 행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이석하는 조 대법원장을 뒤쫓아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국정감사가 추잡한 ‘정치 난장판’으로 전락한 모습을 상징하는 듯했다.

큰 충격파를 남겼지만 더불어민주당 복당을 꿈꾸는 최 의원에겐 ‘성공적 투자’일 수 있다. 친여 유튜브 채널에서 ‘사이다’ 숏폼 영상으로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에게 소비되고 있는 것이다.

국회 입법 불과 5개월차인 최 의원의 대담한 행보는 범여권에선 이례적이지 않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5월 판결 이후 조 대법원장을 사실상 ‘내란 공범’인 양 공격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 외 대법관 9인이 함께 유죄 취지 의견을 낸 것을 뻔히 알면서도, 되지도 않는 ‘한덕수 밀약설’ 등을 고장난 테이프 마냥 반복하고 있다. ‘제보를 받았다’면서 정작 제보자나 구체적 제보 내용도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모욕 공세는 사법부 수장에 그치지 않는다. 정치 9단이라 평가받는 박지원 의원은 최진수 대법원 윤리감사관을 겨냥해 “어떻게 저런 사람을”이라고 손가락질하고, 참고인으로 출석한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향해선 “거짓말을 잘 한다”는 모욕 언사를 했다.

의원들이 이처럼 대놓고 상대를 모욕할 수 있는 배경엔 ‘면책특권’이 있다. 군사정권 시절 야당 의원들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했던 특권이 이제는 ‘모욕 자격증’으로 남발되고 있는 것이다. 큰 힘에 따라야 할 ‘큰 책임’은 보이지 않고 오로지 ‘면책’만 남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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